"이런 부지점장을 둔 은행에 돈 맡길 수 없다"… 항의 쏟아진 '호원초 갑질 학부모' 직장 게시판

의정부 '페트병 사건' 가해 학부모, 직장서 대기발령 조치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 "가해 사실 드러난 만큼 강력한 법적책임 물어야"

2023-09-22     박명규 기자
지난 4일 오전 세종시 인사혁신처 앞에서 열린 '호원초 고 김은지, 이영승 선생님의 명예회복을 위한 순직인정 탄원서 제출 기자회견'. 사진=경기교사노조

[뉴스클레임]

경기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재직하다가 숨진 이영승 교사에게 악성민원을 이어간 학부모에 대한 신상이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해당 학부모가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농협의 고객게시판에는 항의글이 쏟아졌고, 이 학부모는 현재 대기 발령 조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농협 등에 따르면 이 교사에게 학생의 치료비 명목으로 400만원을 받아낸 이른바 ‘페트병 사건’의 학부모 A씨가 지난 19일자로 대기발령 및 직권 정지 조치됐다. 

A씨는 한 지역 단위 농협에서 부지점장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농협은 해당 사안을 조사 중이며 결과에 따라 징계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2016년 호원초 6학년에 재학 중이던 자녀가 수업시간에 커터칼로 페트병을 자르다가 손을 다치차 담임이었던 고인에게 지속적으로 치료비를 요구하며 민원을 넣었다.

A씨는 2017년,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경기도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140만원의 치료비를 받았다. 그러나 이 교사가 군 복무 중일 때나 전역 후 복직했을 때 계속 만남을 요구하며 보상을 요구했다.

결국 이 교사는 2019년 4월부터 매달 50만원씩 8회 총 400만의 치료비를 A씨에게 사비로 보냈다.

이러한 사실과 함께 A씨가 재직 중인 직장이 알려지면서 해당 농협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실제 농협게시판에는 '악마다 악마', '악마가 강림한 농협', '해당 직원에 대해 해고조치와 함께 정식으로 수사받고 죄값을 치르게 해달라', '이런 부지점장을 둔 은행에 돈을 맡길 수 없다', '정신적 피해 보상을 요구한다' 등의 여러 경고글이 게재됐다.

한 지도 앱에선 해당 지역농협 지점에 '별점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 2만여개가 넘는 후기가 달려있는데, 대부분 은행 업무와는 관계없는 학부모에 대한 항의성 내용들이다. 

경기도교육청은 A씨를 포함한 악성 민원 학부모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의정부경찰서에 수사 의뢰했다.

또한 이 교사가 악성 민원을 겪어온 사실을 확인하고도 그의 사망을 단순 추락사로 처리한 당시 호원초 교장과 교감 등에 대해서는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이영승 교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학부모가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의 한 지역농협 고객게시판에 이를 비판하는 글들이 게재돼 있다. 사진=해당 농협 게시판 갈무리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입대한 군부대까지 연락해 치료비 보상요구 등이 사실로 드러난 만큼 가해 학부모에게 민형사를 포함한 강력한 법적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도교육청의 조사결과로 이 교사의 경우 학교안전사고를 빙자한 학부모들의 악성민원, 수백 통의 민원문자, 입대한 군부대까지 연락해 치료비 보상요구, 죽음확인 위해 장례식장 방문 등이 사실로 드러난 만큼 가해 학부모에게 민형사를 포함한 강력한 법적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호원초등학교 선생님 조사 및 수사의뢰를 계기로 학부모 악성민원 등 부당한 교권침해 사건 가해자에 대해선 도교육청 차원의 적극적이고 단호한 사법처리가 이뤄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피해교사 및 유가족을 위한 대책도 빈틈없이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