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으로 간 전장연 "11월 13일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타지 않도록 해달라"

전장연, 종교계 장애인 이동권 보장 및 예산 반영 호소

2023-10-31     김동길 기자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전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면담 요청 공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전장연

[뉴스클레임]

"정순택 대주교님, 이영훈 목사님, 진우스님, 더 이상 출근길 지하철 타지 않게 해주십시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종교계에 윤석열 정부가 법에 명시된 장애인의 이동할 권리를 보장하도록 함께해줄 것으로 호소했다.

전장연은 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을 어겨도 처벌받지 않는, 권력의 지독한 폐단을 더이상은 반복하지 않도록 해달라. 정순택 대주교님, 이영훈 목사님, 진우스님, 출근길 지하철 타지 않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2024년 정부예산안이 '장애인의 이동할 자유 무시 예산'으로 편성된 지금, 최소한의 이동의 자유만큼은 나아질 것이라 믿었던 일말의 희망마저 짓밟혔다. 이에 지난 9월 25일 '제54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통해 종교계 지도자 면담을 촉구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장연 면담 요청에 대한 각 종교계 지도자들의 회신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전장연은 명동대성당 앞으로 이동해 "종교계에 호소한다. 윤석열 정부가 법에 명시된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도록 함께해달라"고 요청했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호소문을 통해 "24년에도 산산히 깨어지는 ’장애인의 이동할 자유‘ 만큼은 최소한이라도 보장될 수 있도록 윤석열 대통령에게 말씀 좀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저상버스 도입이 법적으로 의무화됐지만 예산을 보장하지 않아 의무화는 물건너 가버렸다. 연구용역을 통해 시외버스 탈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는 약속은 연구용역비가 반영되지 않아 언제 그 약속이 이루어질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들에게 계속 '기다리라' 하지 말아달라. 22년을 기다리고 있는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해주길 바란다. 오는 11월 13일에는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55번째를 타지 않도록 해달라. 누구보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더 실질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분들이다. 오세훈 시장이 더 이상 불의한 연산군이 되지 않도록 전달해주실 것을 간절히 기도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명동성당 전두병 신부에게 장애인 이동권 관련 예산 반영 요구가 담긴 서한문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