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무상급식? 급식노동자 갈아넣는 '산재백화점'

여성노조 "종합적인 산업재해대책 마련 시급"

2023-11-29     김성훈 기자
발언하는 전국여성노동조합 우영자 경북지부장. 사진=여성노조발언하는 전국여성노동조합 우영자 경북지부장. 사진=여성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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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편식교정과 균형 있는 식단을 제공하는 학교급식실. 우리는 이를 '친환경 무상급식'이라고 전세계에 자랑한다. 학교급식실에서 일하는 급식노동자의 시선은 정반대다. 이들은 학교급식실을 '산재백화점'이라고 말한다. 급식노동자들을 갈아넣어 유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개최된 '학교비정규직 여성노동자 노동안전 실태조사 토론회'에서는 급식실에서 일어난 심각한 산재사례가 소개됐다.

그 안에는 급식실 식기세척기 안전핀이 제대로 걸리지 않아 손끼임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부터 조리실 바닥에 미끄러지면서 미추골절 및 요추 염좌가 발생한 노동자, 13년 근무 중 폐암 판정을 받아 산재승인을 받았지만 이후 어떤 생계지원도 후속대책도 없어 다시 복직할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까지 있었다. 

발언에 나선 전국여성노동조합 우영자 경북지부장은 "급식실 동료들이 폐암으로 죽어 나가고 폐결절 진단을 받고도 대체인력이 없어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일하고 있는 경북에서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교육청에 배지기준TF팀을 만들자고 요청했다. 그러나 교육청 담당자들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만 하고 있다. 아직도 조리흄을 제거하기 위한 제대로 된 환기시설 개선 예산조차 책정하지 않은 교육청이 절반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부와 교육청은 더 이상 늑장부리지 말고 환기시설 개선을 빠른 시일 내에 완료해야 한다. 배치기준을 낮추고 대체인력 확보를 위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급식실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산재 예방을 위해 종합적인 산업재해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