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임톡] ‘각하’ 전두환

2023-12-08     문주영 편집위원
뉴스클레임 DB

 

[뉴스클레임]  전두환 씨에게는 절대로 깨지지 않을 진기록이 있다. 대통령 선거 때 득표율이다. ‘과거사를 뒤져보면 다음과 같았다.

1980816일 최규하 대통령이 돌연사임했다. 그리고 11일 만인 827,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통일주체국민회의의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전두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단일후보로 출마한 선거였다. 2524표를 얻어 득표율이 무려 99.9%에 달했다. 사실상 만장일치나 다름없었다.

전 씨의 득표율은 이듬해에도 엄청나게 높았다.

헌법 개정을 거쳐, 1981225일에 시행된 제12대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 선거인단의 간접선거였다. 총선거인 5277명 가운데 5271명이 참가했다. 이 선거에서 전두환 후보4755표를 얻어 90.2%의 지지율로 당선이 확정되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투표율 77.1%에 지지율 48.6%였다. 윤 대통령과 비교하면 전 씨의 지지율은 그야말로 하늘을 찌른 셈이다. 앞으로도 이 같은 지지율은 좀처럼 없을 것이다.

이랬으니, 그 권위가 대단했다. ‘영부인인 이순자 여사도 남편에게 각하(閣下)’라는 존칭을 사용했다. 당시 어떤 일본 사람은 이렇게 쓰고 있었다.

한국의 대통령 부부가 일본을 방문했다. 그런데 영부인이 남편을 부를 때 각하, 각하라고 말해서 일본 측이 의아하게 생각했다.

전 싸는 해외에서도 각하라는 존칭이었다. 국내에 있을 때도 다르지 않았다. 이 일본 사람의 계속된 글이다.

대통령이 미국의 의원 일행을 청와대로 초대했을 때였다. 대통령은 손님과 떨어져서 마련된 작은 식탁에서 혼자 식사를 하고 있었다.대통령의 자동차 행렬과 마주친 일이 있었다. 대낮인데도 헤드라이트를 켠 경호차가 몇 대나 지나간 다음에 오토바이에 둘러싸인 거대한 캐딜락이 달려오고 있었다. 마치 오페라나 뮤지컬의 장면과 같았다. 우호 국가의 원수에게 결례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우습기조차 했다.”

이 정도였다. 외국 손님을 대접하면서도 수라상을 따로 받고 있었다. ‘혼밥이었다.

재임 중일 때뿐 아니다. 전 씨는 퇴임 후에도 여전히 각하였다.

20124·11 총선 때, 전 씨는 서울 연희동의 주민자치센터에서 투표를 하고 있었다. 취재진이 전 씨에게 '추징금'에 관해서 질문하자, “아는 게 없다고 짤막하게 대답하고 있었다.

그러자 함께 투표하던 이 여사가 대답을 대신하고 있었다. “각하 것은 성의껏 다 냈어요. 그것은 알고 계셔요라고 했다는 당시 보도였다.

전 씨는 ‘12·12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지 정확하게 40년이 흐른 20191212, 서울 강남의 고급 음식점에서 호화판 오찬을 즐기는 장면이 포착되고 있었다. 상어지느러미 수프인 샥스핀이 포함된 1인당 20만 원 상당의 코스요리에 와인을 곁들인 오찬이었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도 참석자들은 각하라는 깍듯한 존칭을 빠뜨리지 않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 권위가 통하지 않는 게 있는 듯했다. 유해를 안장할 장지(葬地)를 사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그렇다. 땅 주인이 팔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는 소식이다. ‘권력 무상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