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투병 급식노동자 분향소 철거에 "죽음에도 비정규직 차별 있냐" 울분

학비노조, 폐암 산재사망 학교급식노동자 추모 "경기도교육청은 고인 추모할 공간 보장해야"

2023-12-08     김성훈 기자
학비노조가 7일 수원시 경기교육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모 분향소를 파괴한 교육청을 규탄했다. 사진=학비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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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실에서 13년 가량 근무했던 급식실 노동자가 폐암으로 사망하자 동료들과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이하 학비노조)가 경기도교육청에 안전한 학교급식실과 추모 공간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학비노조 경기지부는 7일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급식실에서 일하다 폐암 산재로 숨진 급식노동자를 추모하기 위해 교육청에 추모 분향소를 차렸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은 추모를 방해하고, 노동자와 시민들에게 연행을 운운하며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경기지부에 따르면 성남시의 한 고등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던 이씨는 지난 4일 폐암으로 숨졌다. 그는 해당 학교에서 13년 9개월가량을 근무하다 2020년 6월 폐암 진단을 받았다.

경지지부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지난 6일 경기도교육청 앞에 추모공간을 설치하려 했지만, 교육청이 이를 막아섰다. 대치 끝에 야외 바닥에 차려진 분향소는 결국 경찰에 의해 강제 철거됐다.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최진선 경지지부장을 비롯한 간부 1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이들은 "고인의 분향소를 차리고 영정을 두려했던 자리는 최근 안타깝게 돌아가신 서이초 선생님의 분향소가 있던 자리다. 급식실에서 일하다 영문도 모른채 폐암에 걸려 죽는 것도 한스러운데, 죽음마저도 정규직 비정규직 차별을 받아야 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경기도교육청은 그동안 노조가 절박하게 요구해온 급식실 환경개선에는 미온적이더니, 노동자들의 추모에는 득달같이 나서서 짓밟고 있다. 이에 엄중히 경고한다. 임태희 교육감은 폭력적이고 고압적인 태도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경기도교육청에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공간을 보장할 것과 피해자 지원, 조속한 급식실 환경개선을 위해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