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 분신사망 '멈춰버린 시간 그때 10월 6일'
방영환 열사 영면 100일 투쟁문화제 열려
[뉴스클레임]
택시 완전월급제 이행을 촉구하며 택시 사업주의 폭력에 분신 항거한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씨 사망 100일을 맞았다. 공공운수노조와 유족들은 아직 남아있는 방영환 열사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강서구청 앞에 모여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공공운수노조 방영환 열사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유가족 등은 지난 13일 오후 강서구청 앞에서 '방영환 열사 영면 100일 투쟁문화제'를 열고 "열사가 돌아가신 지 100일, 그 처절한 날들이 가슴 아프지만 조금 더 시간이 걸리더라고 열사의 염원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 등은 "열사의 죽음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동훈그룹 일가는 반성과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구속 기소된 해성운수 대표 이사는 3000만원의 합의 공탁금으로 보서을 신청했다. 지난 11일 있었던 재판에선 열사의 '사망에 대해 책임이 없다'며 고인과 재판에 참석한 유가족을 모독했다"고 말했다.
방영환 열사의 유족인 딸은 "억울하게 돌아가신 아빠의 뜻을 조금이라도 이룰 수 있게 악덕 사업주들이 죄질에 맞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빠가 돌아가신 지 3개월이 넘었지만, 해성 운수는 사과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운 건지 분통한 마음이다. 제 시간은 아직도 지난해 10월 6일에 멈춰섰다. 이제 그만 아빠를 보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엄길용 위원장은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현실이 통탄스럽다. 54년 전 전태일 열사가 외쳤던 그 외침과 무엇이 다르냐"라며 "방영환 열사 죽음의 책임은 해성운수 사측과 정승오 사장에게 있겠지만 이 죽음의 책임이 그들에게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관리감독을 잘못한 노동청, 서울시가 함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궁극적으로는 자본의 편에 서 노동자 서민을 탄압하는 윤석열 정권에 그 책임이 있다"면서 "열사가 돌아가신 지 100일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열사의 염원을 이루고 온전하게 보내드릴 수 있을 때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했다.
투쟁문화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경동운수를 거쳐 동훈그룹 일가의 거처까지 상여를 메고 행진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