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가뿐한 텐트, 찢어진 빅텐트

2024-02-21     문주영 편집위원
픽사베이

 

[뉴스클레임]  어떤 프랑스 청년이 이집트의 쿠푸왕 피라미드를 구경하고 있었다.

미라 안치실에 관광객을 위한 쓰레기통이 놓여 있었다. 청년은 무심코 쓰레기통 속을 들여다보았다. 안에 죽은 고양이가 들어 있었다. 누군가가 버린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했다. 죽은 고양이에서는 당연히 악취가 풍겨야 했다. 하지만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다. 고양이는 바싹 말라서 건조된 상태였다.

미라 안치실에는 제법 습기가 있었다. 그런데도 쓰레기통 속의 고양이는 미라처럼 되어 있었던 것이다. 피라미드는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 했는데, 고양이마저 불가사의였다.

청년은 귀국한 후, 한 변이 90cm인 피라미드 모형을 만들어 그 안에 죽은 고양이 한 마리를 구해서 넣어보았다. 고양이를 넣은 위치는 미라가 안치되어 있던 자리와 맞췄다. 며칠 지났더니 고양이는 미라가 되어 있었다.

체코의 드레팔이라는 사람이 이 고양이 미라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호기심이 생긴 드레팔도 피라미드 모형을 만들었다.

그리고, 모형 속에 자신이 쓰던 면도날 1개를 넣어보았다. 이미 5번이나 사용해서 무뎌진 면도날이었다. 며칠 후 꺼내보니 제법 쓸 만했다. 사용한 후 다시 넣어두었다. 이렇게 50번 이상 면도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드레팔은 여러 가지 실험을 해봤다. 달걀을 넣었더니 43일 만에 건조되었다. 52g이던 달걀이 바싹 마르면서 17g으로 줄어 있었다. 탈수율 66%였다. 생선은 13일 만에 71%의 탈수율을 나타내고 있었다.

상하기 쉬운 염소의 뇌는 49일 만에 75%가 탈수되고 있었다. 피라미드 속에 넣으면 죄다 미라가 되고 있었다.

피라미드 속에 포도주를 넣어두면 오래 발효된 것 같은 좋은 술이 되기도 했다. 담배를 넣어두면 니코틴의 쓴맛이 사라지고 감미로운 담배로 변하기도 했다.

피라미드의 신비에 관한 얘기는 대서양 건너 미국에도 전해졌다. 맥스 토스라는 사람이 토스 피라미드 판매회사를 뉴욕에 설립, 플라스틱으로 만든 피라미드 면도날 재생장치3달러 50세트씩에 팔았다.

그는 피라미드 텐트도 개발했다. 텐트 안에 들어가 있으면 마치 머릿속으로 신선한 공기가 밀려 들어오는 것처럼 가뿐해졌다. 기분을 전환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이었다. 이 텐트를 25달러씩 받고 판매했다.

어떤 영화배우는 이 텐트를 침실에 설치했다. 평소 불면증에 시달렸지만, 텐트 덕분에 잠이 쉽게 들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피라미드 텐트는 이렇게 머리를 맑게 해주는데, 선거판의 빅텐트는 오히려 복잡하게 만드는 모양이다. 제대로 세워지기도 전에 찢어지고 있다는 게 그렇다.

보도에 따르면,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며 이준석 공동대표와의 결별을 공식화하고 있었다.

지난 연초 첫 회동 당시, 두 대표는 정치 혁신의 동지를 강조했었다. “다른 곳에서 출발했지만, 같은 곳으로 가려는 동지라고도 했었다. 그랬던 동지가 갈라지고 있다.

빅텐트와 함께 주저앉는 것은 더 있다. 국민의 기대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