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神] 아이스크림에 AI… SPC 허희수의 혁신

유통업계 AI 접목 경쟁, 선점나선 SPC AI경영 이끄는 허희수 부사장 행보 주목 AI 챗GPT 활용한 신제품, 신선한 경험 제공

2024-02-22     손혜경 기자
지난 19일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 매장 오픈 기념 행사에서 허희수 비알코리아 전략총괄임원(오른쪽)이 제프리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이사장(왼쪽)과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중앙)에게 매장과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PC 배스킨라빈스 제공

[뉴스클레임]

전세계 모든 업계의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AI를 포함한 디지털 신기술이 전 산업 영역에 영향을 미치면서, 유통업계도 AI기술을 접목시켜 다양한 마케팅 활용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에선 이용자들의 초개인화 서비스에 활용하고, 오프라인의 경우 AI를 통해 점포별 맞춤형 상품 판매 전략을 도출한다. 흔히 볼 수 있는 무인 매장, 키오스크, 가상인간 모델 등도 AI 열풍이 낳은 신(新)풍경이다.

국내 AI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국내 AI 시장 규모를 지난해 2조612억원에서 2027년 4조4626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는 전년비 17.2% 성장한 2조6123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AI시대를 맞아 유통업계 전반에서는 'AI 개발과 활용' 경쟁이 벌어진다.

발빠르게 움직이는만큼 시장에 유리하게 접목해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허희수 부사장의 최근 행보는 발빠르고 남달라 이목을 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도 AI를 활용한 배스킨라빈스 브랜드 혁신에 나섰다.

최근 SPC 배스킨라빈스는 AI를 포함해 차세대 제품 연구개발 역량을 선보이는 실험과 창조의 공간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Workshop by Baskin Robbins)'를 오픈했다. 

배스킨라빈스 본사 사옥인 SPC2023 1층에 위치한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는 지금까지의 배스킨라빈스 기술력의 정수가 담긴 직제조 제품들은 물론 본사 기획자와 연구원들의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제품들을 선보인다.

허희수 부사장은 "배스킨라빈스의 오랜 노하우가 집약된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를 시작으로 또 다른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며 "고객 데이터 베이스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니즈, 취향을 분석해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고, 다양한 서베이를 통해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는 R&D센터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AI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상품 개발 모델을 최초 개발 운영함으로써 보다 진보한 R&D 기술력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는 오픈AI가 개발한 챗GPT를 통해 신제품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생성형 AI로 제품 비주얼까지 그려내는 차세대 상품 개발 모델 ’배스킨라빈스 AI NPD(New Product Development) 시스템’을 최초로 시범 운영한다.

워크샵 매장에서만 접할 수 있는 제품 라인업으로서 빅데이터 딥러닝 기술 기반 AI를 접목해 신제품 ‘딥 플레이버(Deep Flavor)’를 매달 선보이고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며 기술혁신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워크샵 매장은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브랜드 스토리텔러 ‘닥터’를 운영한다. 배스킨라빈스는 상반기 중 닥터와 함께하는 ‘아이스크림 도슨트’ 프로그램을 선보여 소비자들에게 아이스크림에 대한 전문적이고 프라이빗한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허희수 부사장은 2007년 파리크라상 상무로 입사해 파리크라상 마케팅본부장, 비알코리아 전무, SPC그룹 전략기획실 미래사업부문장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2021년 SPC 섹터나인의 책임 임원의 자리에서 신사업을 이끌기도 했다.

2022년 비알코리아 전략 총괄임원에 선임된 허희수 부사장은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특히 비알코리아 복귀 이후 배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에 혁신 DNA를 심었다. 두 브랜드 모두 국내에서 수십년째 장수하고 있는 브랜드다. 허희수 부사장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느낌을 주고 있다.  

배스킨라빈스 삼청마당점 등 개성 넘치는 '콘셉트 매장'을 열거나 무인매장 '플로우'를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고급 도넛 브랜드로 자리잡은 '던킨 라이브'도 허희수 부사장의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이 외에도 쉐이크쉑, 에그슬럿 등 신사업을 잇달아 성공시켜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허희수, 위기 속 소방수 역할 '톡톡'

허희수 부사장은 단순히 소비자 차원을 넘어 모든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즐거운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모든 요소에 크리에이티브를 접목할 것을 강조해왔다. 

이번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도 허희수 부사장의 차별화 전략이 집약된 매장이다. 

일각에선 SPC 오너 3세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는 말도 나온다.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가 들어선 곳이 'SPC2023', 즉 허희수 부사장이 운영하는 사업장만 있기 때문이다. 

SPC2023은 허희수 부사장이 이끄는 배스킨라빈스 부문과 섹터나인이 입주해 있다. 이 건물은 총 7층으로 2~3층은 배스킨라빈스, 4~7층은 섹타나인이 사용한다. 비알코리아의 던킨도너츠 사업 부문은 양재동 사옥에 남았다. 

업계에선 허희수 부사장이 향후 승계 과정에서 비알코리아를 물려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알코리아의 지분은 허영인 외 3인(66.7%), 배스킨라빈스 인터내셔널 LLC 33.3%로 구성돼있는데, 그룹 내 파리크라상의 직·간접 출자를 받지 않는 유일한 계열사다.

또한 SPC는 SPC파리크라상에서 물적 분할된 '빅바이트컴퍼니'를 설립했다. 파리크라상의 100% 자회사인 빅바이트컴퍼니는 쉐이크쉑의 한국 사업을 맡아 운영한다. 

빅바이트컴퍼니는 허희수 부사장이 전략총괄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비알코리아의 계열사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허희수 부사장이 쉐이크쉑을 국내 도입한 이후 경영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SPC그룹은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삼지 않은 데다 그룹 내 보유한 지분도 비슷하다. 이에 따라 허영인 회장의 보유 지분의 향배에 따라 승계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