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대통령과 ‘레드 퀸 효과’

2024-04-22     문주영 편집위원
픽사베이

 

[뉴스클레임]  레드 퀸 효과라는 게 있다.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지은 루이스 캐럴(1832~1898)이 속편으로 내놓은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이야기다.

네이버 지식백과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주인공인 앨리스는 여왕 레드 퀸의 손을 잡고 숲속으로 달려간다. 그러나 앨리스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고, 그 이유를 여왕에게 묻는다.

그러자 여왕은 이렇게 말한다. ‘제자리에 머물기 위해서는 온 힘을 다해 뛰어야 한다. 만약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최소한 두 배는 빨라야 한다.’

여왕이 내세운 가설을 생물학자들이 공진화 이론으로 체계화했고, 그 결과 레드 퀸 효과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자기 스스로는 열심히 달리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주위에서 더 빨리 달린다면 그 결과는 뻔할 수밖에 없다. 낙오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곧 만날 것이라는 소식에 검색해보는 레드 퀸 효과.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 일단 만나서 소통을 시작하고, 앞으로는 자주 만나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또 통화도 하면서 국정을 논의하자고 했다고 한다. 여야 영수회담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이 대표가 형사 피고인이라는 이유 등으로 만나지 않아 왔다고 했다.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여야는 사사건건 대립이었다.

민생은 그 바람에 곯아야 했다. 말로만 민생이었다. 윤 대통령은 가장 최근인 16일 국무회의에서 국정의 최우선은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민생이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언젠가 국민이 들어봤던 말을 또 꺼내고 있었다.

고달파진 민생은 결국 정권을 로 심판했다. 여당은 4·10총선에서 참패해야 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폭락이었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레임덕수준인 23%까지 추락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윤 대통령의 지지층은 가정주부와 무직, 은퇴층으로 좁혀졌다고 비하성으로 꼬집을 정도로 민심을 잃었다.

우려의 목소리가 간단치 않았다. 국민의힘 원로들은 총선 참패의 원인을 윤 대통령의 불통과 당의 무능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라고 지적하고 있었다. “의정 갈등에서 나타난 윤 대통령의 독선적 모습이 막판 표심에 나쁜 영향을 준 것이라고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비공개 사과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이제라도 이 대표와의 만남을 제안한 것은 그나마 바람직했다. 스스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여기까지 오는 데 무려 2년이나 걸렸다. 너무 늦은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윤 대통령은 지금부터라도 초고속으로 변할 필요가 있다. ‘레드 퀸 효과처럼, ‘저속도로 변화하면 제자리걸음처럼 보일 수 있다. 레드 퀸 여왕이 앨리스에게 해준 말처럼, ‘지금보다 최소한 두 배는 빠르게변해야 국민도 받아들일 것이다. 그래야 민생도 나아질 수 있다.

이미 2년이 지났지만, 윤 대통령에게는 아직도 3년이 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