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폭염에 쓰러지는 건설노동자들
[뉴스클레임]
이달 들어 시작한 무더위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19일 서울 지역에는 올해 첫 폭염특보가 발표됐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지역별 일최고기온 기록을 보면 곳곳에서 기상관측 이래 6월 최고치가 경신됐다. 서울의 경우 이날 낮 기온이 35.6도까지 올랐다. 지금도 더워서 외출하기가 무서운데, 올 여름 폭염일수와 강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날이 더워질수록 뜨거운 건설현장에서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의 어려움이 더 커진다. 태양을 가릴 지붕도 없고, 다루는 자재들이 열을 흡수하는 철로 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콘크리트는 굳으면서 수화열을 발생시키는데 최저에서 최고온도까지 20도 이상 차이가 난다. 상시적으로 열사병에 노출되는 건설노동자들은 건강권, 인권, 생존권의 상향 평준화를 간절히 바라며 정기 휴식과 작업시간 단축 등 폭염 대책이 담긴 폭염법 제정을 국회에 촉구할 수밖에 없다.
실제 건설노조가 지난해 7월 11일부터 8월 7일까지 건설현장 31곳에서 측정한 체감온도 222건 자료를 살펴보면, 온·습도를 모두 고려해 체감온도를 자체 측정한 결과, 기상청 발표치보다 평균 6.2도가 높았다. 기상청 발표온도가 29도이면, 건설현장은 35.2도로 폭염경보로 인해 작업중지 수준에 달했다는 것. 10도 이상 차이나는 현장이 34개로 전체현장 222개로 볼 때, 15%를 넘었다. 이런 실태조사를 보면 사실상 건설현장은 폭염 노동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고, 고용노동부 폭염지침이 제대로 지켜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냉방장치·샤워실 등도 부족한 실정이다. 화장실이나 휴게실이 없거나, 있어도 냉방장치가 없고 왔다갔다 하기에도 멀어 이용이 불편한다. 샤워실이나 탈의실은 물론 없다. 중소규모 현장에는 편의시설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건설노동자가 이러다 쓰러져도, 내 주변에 있는 동료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
폭염은 이제 재난이다. 기후위기는 매해 심해지고 있고, 열악한 환경의 노동자들은 그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경각심을 가지고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노동부 폭염지침은 폭염기 노동자의 목숨과도 직결된 내용인 만큼 법제화가 마땅하다는 건설노동자들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국회는 폭염지침을 법제화하는 폭염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 노동자가 또 폭염 속에 일하다 쓰러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