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대병원 휴진 철회… 환자 곁에 안 돌아올 건가

2024-06-24     뉴스클레임 논설위원실
지난 14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 본관 앞에서 열린 '의사 집단휴진 규탄, 긴급대책 촉구 기자회견'. 사진=의료연대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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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진 철회 방침을 밝힌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24일부터 진료에 복귀했다. 서울의대 산하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시 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속 교수들은 이날 진료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집단 휴진을 결정한 것부터 환자와 국민을 저버리는 명분없는 행도이었지만, 휴진 철회를 결정하고 의료현장으로 돌아온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를 시작으로 '집단 휴진' 기세가 한 풀 꺾이고, 환자와 국민생명을 위해 진료 정상화에 협력하길 바란다.

이번 휴진 철회는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강남센터 등 4곳 병원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한 결과, 948명 중 73.6%(698명)가 이제 휴진을 중단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의 저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한 결과다. 중환자실과 응급실, 분만·투석 등을 뺀 모든 진료과가 참여 대상인 현재의 무기한 휴진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은 20.3%(192명)에 불과했다.

전국 병원들의 집단 휴진을 주도했던 서울대병원이 휴진을 철회하면서 의료대란 고비를 하나 넘겼다. '무기한 휴진'을 예고했던 대한의사협회도 한 발 뒤로 물러섰다. 27일로 예정된 '전면 무기한 휴진'은 하지 않고, 29일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향후 투쟁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휴진 철회 결정이 다른 대학병원으로, 의료계 전체로 빠르게 확산됐으면 한다. 환자와 국민들은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이후 넉 달 가까이 불안과 고통 속에서 참을 만큼 참고 버텼다. 오죽하면 환자들이 가만히 있으면 죽을 것 같아서 내달 4일 거리로 나가 역대 최대 규모로 총궐기대회를 열겠다고 말하겠는가.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1000여명의 환자와 이들의 보호자가 7월 서울 한복판에서 집단휴진 철회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명분도 없고 국민들이 지지도 얻지 못하는 집단 휴진이다. 환자, 보건의료노동자에게 고통과 피해를 안겨주고 있는 의정갈등이 더는 길어져서는 안 된다며, 6월 내에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와 의사들의 집단휴직 사태를 완전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6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 환자, 국민의 불안과 고통이 7월에도 이어져선 안 된다. 이제는 중증·응급환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치료 적기를 놓치게 만드는 집단휴진을 모두 철회해야 한다. 정부도 의사단체를 포함해 필수의료·지역의료·공공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개혁 논의기구 구성을 완료해야 한다. 그것이 환자와 국민을 살리고 무너져내린 의료현장을 다시 살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