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탄핵' 국민청원 80만 폭주… 대통령은 민심 듣고 있나

2024-07-02     뉴스클레임 논설위원실
1일 오후 4시 기준 예상 대기시간이 1시간 가까이 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진=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뉴스클레임]

국민들의 분노가 한 곳에 모였다. 인기 가수의 콘서트에서나 볼법한 '현재 접속자가 많아 서비스 접속 대기 중입니다'라는 문구가 계속해서 뜬다. 3시간이 넘는 예상 대기시간에 포기할 법도 하지만, 그러는 이가 하나 없다. 대기시간을 줄여 접속할 수 있는 방법까지 공유하며 청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 모두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 청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를 촉구하는 국민청원 동의자 수가 1일 오전 80만명을 넘어섰다. 청원 공개 11일 만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회고록이 공개된 지난달 27일 이후 급격하게 늘어났다. 현재도 많은 접속자가 몰리고 있다. 

국민의 분노가 모인 이 청원은 ▲해병대 박정훈 수사단장에 대한 외압 행사 ▲명품 뇌물 수수, 주가조작,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조작 ▲전쟁 위기 조장 ▲일본 강제징용 친일 해법 강행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투기 방조 등 다섯 가지 사유를 들어 국회가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발의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해당 청원은 공개 사흘 만에 회부 기준인 5만명을 넘겨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이에 따라 청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돼 있다. 상임위는 청원을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청원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정부로 이송되며, 정부는 청원 처리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사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성사 이후 탄핵이 쉬운 일로 생각하는 듯 하지만, 대통령을 새로 뽑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안 그래도 나라가 어렵다, 살기 힘들다고 여기저기서 아우성인데, 대통령이 탄핵돼 발생한 선거 비용은 어디서 가져올 것인가.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한다.

그렇다고 국민들의 분노를 가만히 보고만 있어서도 안 된다. 이번 청원을 온라인 상에서 벌어지는 일부의 생떼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일 발표한 대통령 국정수행평가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긍정평가가 31.6%, 부정평가는 64.0%로 집계됐다. 부정평가가 긍정평가의 2배 이상이다. 민심은 이미 윤 대통령을 부정하고 탄핵한 것이다. 

대통령은 국민의 분노와 민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청원의 불씨가 온 거리를 메우는 거대한 촛불 행렬로 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래서는 남은 임기 동안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해나갈 수 없다. 매번 '소통'을 강조하지 않는가. 보여주기 식이 아닌 진정성 있는 자세로 국민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야 한다. 국민들이 왜 분노했는지를 진지하게 돌아보고, 남은 기간 국정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 것인지 다시 깊이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