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지킨 림프종' 집단 발병… "위험의 외주화 즉각 중단"

공공운수노조 "위험한 작업환경 대한 전수조사 나서야"

2024-07-22     김성훈 기자
사진=공공운수노조

[뉴스클레임]

철도와 지하철 운영 사업장에서 차량 정비업무를 담당하던 다수 노동자들에게 '비호지킨 림프종' 등 희귀 암이 집단 발병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공공운수노조는 "지금이라도 노동부가 전체 정비업무의 노동환경과 건강상태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운수노조는 22일 성명을 내고 "암세포가 자라나는 위험한 작업환경에 대해 정부는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 또한 서울시는 위험의 외주화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재를 승인받은 판정과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재해자들의 발병 원인을 '도장, 세척작업을 장기간 수행하면서 벤젠을 포함한 각종 유해화학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발병자들이 입사했던 당시 사측이 정비업무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제대로 작업자들에게 주지시키지 않았으며, 제대로 된 보호장지조차 없었다는 게 노동자들의 일관된 증언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최근 서울교통공사노조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한 사업소 중정비업무에 종사하는 응답자 266명 중 170명이 만성 질환이나 병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며 "노동부는 재직중인 노동자를 비롯해 퇴직한 노동자까지 발병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전체 사업장에 전수조사를 명령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형식적으로 기준치만 통과하면 된다는 식의 현행 작업환경측정제도가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발병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벤젠이 서울교통공사 작업환경측정에서는 한번도 기준치를 초과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특히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이 '위험의 외주화'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3월까지 383명의 구조조정을 경영혁신 추진실적이라고 발표했고, 이 중 차량정비업무 일부가 이미 외주화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외조화된 작업환경에서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보호장치도 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위험에 노출된다는 사실을 사회는 이미 알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는 위험의 외주화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조정을 즉각 중단하고, 작업환경 개선과 안전인력 충원을 위한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