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의 늪 빠진 청춘] ②클릭 한번에 수백만원… 10대들이 위험하다

2024-08-06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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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불법 온라인 도박장을 개설·운영한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따르면 도박공간개설 등의 혐의로 10대 총책 A 군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도박 서버를 이용한 96명을 검거했다. A군 등은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스코드'와 연계한 도박 서버를 만들어 이용자 1578명으로부터 2억1300만원 상당을 송금받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도박 서버를 운영한 일당은 A군을 주축으로 대부분 중·고교생 인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전반을 주도한 A군은 SNS를 통해 직원을 모집했다. 여기에 회원 관리부터 계좌 대여까지 각자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운영진 외에도 검거된 청소년 대부분이 친구나 지인을 통해서 온라인 도박을 시작했다. 이용자 가운데 초등생 1명과 여중생 2명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도박 중독에 빠진 중등생 1명은 병원에 입원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5월에도 온라인에서 불법 도박을 한 10대 청소년들이 경찰에 대거 적발됐다. 

경기 부천 오정경찰서에 따르면, 10대 B군이 도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고 10대 38명은 즉결심판에 회부됐다. 경찰은 같은 혐의를 받은 나머지 10대 111명은 선도 프로그램 이수를 조건으로 훈방 조치했다.

B군 등은 최근 인터넷 사이트에서 바카라 등 불법 도박을 한 혐의를 받앗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부천 한 PC방에서 "학생 2명이 온라인 도박을 한다"는 112 신고를 받은 뒤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이들이 송금한 도박 사이트 계좌에서 총 20억원에 달하는 입금 기록이 확인됐다.

지금도 10대 청소년들은 온라인 도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처음에는 가볍게 용돈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부모의 명의를 도용해 결제한다. 도박하는 것을 넘어 직접 도박 사이트를 만들고, 도박 프로그램까지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도박은 '중독'에서 끝나지 않는다. 도박 게임을 계속하기 위해선 자금이 필요한데, 이를 마련하기 위해 폭행, 갈취, 중고 거래 사기 등을 저지른다. 놀이로 시작했던 도박이 2차 범죄로 확대되는 것이다.

실제로 경찰청 통계를 보면 2022년을 기준으로 '도박비 마련'을 위해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이 138명에 달했다. 이 중 사기 범죄가 전체 약 78%로 가장 많았다. 심지 공갈과 폭력, 강도와 성매매까지 저지른 청소년도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1~4월 서울시에서 검거된 청소년 도박 사범은 총 17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6명이 검거됐다.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 사채를 쓰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SNS 등을 통해 사이버머니를 먼저 받고, 추후 원금과 수고비를 내는 '대리입금' 형태로 사채를 이용했다. 대리입금은 10만원 상당을 청소년에게 빌려준 뒤 단기간에 20~50%에 달하는 고금리를 붙여 상환을 요구하는 수법이다.

사이버 도박에 빠진 청소년 대상 고리 대출이 급증하자, 경찰은 전국 초·중·고 1만2000여 곳에 ‘대리 입금 경보’를 발령했다. 오는 10월 31일까지 청소년 대상 사이버도박 특별 단속도 병행한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스마트폰으로 인해 급속도로 확산하는 온라인 불법도박은 청소년의 미래를 위험하게 한다"면서 "한층 강화된 경찰 선도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범죄 발생과 재범을 막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