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태극전사의 손과 발
[뉴스클레임] 알다시피,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역도선수 출신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인상, 용상, 합계에서 세계 신기록을 들어 올렸다.
그 ‘선수 장미란’의 손에 관한 보도가 있었다. 온통 ‘굳은살’이 가득한 손이었다. 하루에 무려 40000kg을 들어 올리는 ‘혹독한 훈련’ 덕분에 생긴 굳은살이었다. 아름다운 굳은살이었다.
손에 관한 보도는 더 있었다. 리우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여자유도 정보경의 손이었다. 손가락이 울퉁불퉁해서 반지를 끼기가 쉽지 않다는 손이었다.
유도는 상대방의 도복을 잡아채서 기술을 걸어 넘기는 운동이다. 도복을 끌어당기며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손가락을 자주 다치게 된다. 손가락 마디가 항상 아프다고 했었다. 아름다운 손가락이었다.
발에 관한 보도도 있었다. 소치올림픽에서 나라를 빛낸 ‘빙속여제’ 이상화의 발이다.
이상화의 발 역시 ‘굳은살’이 두텁게 박혀 있었다고 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 ‘황금 발’이라는 찬사가 대단했다.
펜싱 선수들은 몸에 찔린 상처가 많다고 한다. 훈련 때문에 생긴 ‘영광의 상처’다. 그 상처가 아물면 또 다른 상처가 생긴다고 했다.
선수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다름 아닌 ‘땀’이다. ‘보통 사람’이 하루에 흘리는 땀은 500∼700㎖ 정도이지만, 선수들은 그 몇 배의 땀을 쏟을 수밖에 없다. 마라톤 42.195km를 완주할 경우 무려 6000㎖의 땀을 쏟는다고 한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메달’을 위해 땀을 쏟고 있다. 메달은 ‘땀값’인 셈이다.
그렇다고, 메달을 받지 못한 선수가 땀을 덜 흘렸을 리는 없다. 메달을 목표로 한없이 땀을 쏟았을 것이다.
그 땀을 경기 중에만 흘렸을 리도 없다. 훈련 과정에서도 쏟고, 또 쏟았을 것이다.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도 다를 수 없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땀으로 적시고, 또 적서야 출전자격을 얻을 수 있다.
그렇게 출전해서도 ‘시상대’에 오를 수 있는 선수는 극히 제한적이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을 딴 임종훈은 시상식이 열리기 전에 시상대에 살짝 올라섰다가 내려왔다는 보도다. “고작 20cm 위의 공기가 궁금했다”고 밝히고 있었다. “꼭 올라가고 싶던 곳”이라고 털어놓고 있었다.
3등 안에 들면 ‘메달’을 받는다. 그러나 ‘4등’부터는 그게 없다. 불과 0.001초, 0.001점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4등을 했어도 ‘노메달’이다.
받는 것은 ‘상장’뿐인데, 메달과는 딴판이다. 국기가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국가가 울려 퍼지는 것도 아니다. 경기장 한 귀퉁이나 통로에서 상장을 건네받을 뿐이다. 그 상장도 며칠이나 지나서 숙소로 보내줄 때도 있다고 한다.
그 상장도 8등까지다. 그 아래부터는 그것도 없다고 한다. 그야말로 ‘찬밥’인 것이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남자 선수의 경우는 올림픽에서 ‘메달’,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면 ‘병역특례’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메달이 없는 선수는 어쩌면 땀을 더 흘리고도 제외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태극전사들이 따낸 금메달이 벌써 ‘두 자릿수’다. 하지만 박수는 선수들 모두에게 똑같이 보낼 일이다. 나라를 빛내기 위해서 노력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