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주식값 대폭락… 증시 기능 마비
[뉴스클레임] 증권시장에는 2가지 기능이 있다. 하나는 ‘유통시장’이고 또 하나는 ‘발행시장’이다.
‘유통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팔고 있다. 주가의 등락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곳이 유통시장이다.
‘발행시장’은 기업들이 기업공개나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을 발행,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다. 이 자금을 ‘직접금융’이라고 부른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은 ‘간접금융’이다.
그런데 유통시장에서 주식값이 대폭락 사태를 빚고 있다.
5일 증시에서 코스피는 무려 234.64포인트나 떨어진 2441.55로 후퇴했다. 비율로는 8.77%에 달했다. 역대 최대 하락 폭이라고 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투매하듯 1조5245억 원어치의 주식을 던졌다.
증권당국은 주가 폭락을 막기 위해 ‘사이드카’를 발동해서 5분, ‘서킷브레이커’로 20분 동안 주식 거래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2020년 3월 19일 이후 5년 만이다.
코스피는 주말인 지난 2일에도 3.65%, 101.49포인트 하락한 2676.19까지 후퇴했는데, 2거래일 연속 폭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이틀 동안의 낙폭이 자그마치 336.13포인트나 되었다.
미국의 경기 후퇴를 의미하는 이른바 ‘R의 공포’의 영향이 이처럼 컸다.
주식값이 이같이 폭락하면 발행시장도 무사할 수 없다.
기업들이 주식을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려고 해도, 소위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이 이를 사려고 나서지 않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도 막힐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결과는 증시의 기능 상실 또는 마비다. 유통시장도, 발행시장도 제 기능을 잃게 되는 상황이 닥치게 되는 것이다.
증권 당국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기획재정부 확대간부회의에서 “관계기관과 함께 경계심을 갖고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해 줄 것”을 강조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4대 금융 리스크 점검회의’를 주재,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채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채 ▲제2금융권 건전성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정부가 기업의 주가를 띄우겠다며 내놓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무색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