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임톡] 지하철 2번째 50년?
[뉴스클레임] 서울 지하철 1호선이 착공된 것은 53년 전인 1971년 4월 12일이었다. 당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기공식’은 대대적이었다. 거창했다.
“박정희 대통령 내외와 양택식 서울시장이 단상의 버튼을 누르자 대한문 앞에 세워져 있던 5개의 파일이 굉음을 울리며 땅에 박히기 시작했다.… 3만여 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풍선 5000개와 비둘기 1000마리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여고생 합창단이 부르는 ‘지하철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이 ‘역사적인 날’에 대통령 ‘치사’가 빠질 수 없었다.
박 대통령은 “지혜와 기술을 통합한 선구자적 대역사”라고 경축하고 있었다. “이번 지하철 1호선을 포함, 서울에 5개 노선의 지하철이 완공되는 1980년대 중반이 되면 서울의 교통난은 완전히 해결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랬던 서울 지하철 1호선은 3년 동안의 공사 끝에 1974년 8월 15일 개통되었다. 노선은 서울역에서 청량리까지였다. ‘지하철 시대’가 마침내 열린 것이다. 그러니까, 8월 15일은 ‘지하철 50년’이다.
이 ‘지하철 50년’을 맞아, 행사가 열리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역사박물관은 9일부터 ‘서울의 지하철’ 행사를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11월 3일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에서는 지하철 1호선인 ‘종로선’ 개통 기념 승차권과 우표, 각종 열차 부품 등이 전시된다고 한다. 학술대회도 열린다고 했다.
이에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서울 지하철 개통 50주년 슬로건과 엠블럼을 선정하고 있었다. ‘마음 가는, 사랑받는 서울 지하철로! 무브 서울, 러브 서울(Move Soul, Love Seoul)’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하철 50년’ 행사는 5년 전인 2019년에도 열린 적 있었다. ‘도시철도 건설 50년’이라는 이름이었다.
서울 지하철 1호선의 ‘설계’를 시작한 1970년 3월부터 50번째 해를 맞았다며 ‘도시철도 건설 50년’을 경축한 것이다. 반세기에 걸친 건설기술 노하우와 기술 발전사항, 개정 법령, 각종 매뉴얼 등을 담은 ‘도시철도 50년 기술서적’도 발간했다고 했었다.
1970년에 설계를 시작했으면, 2020년이 50년이어야 좋았을 텐데 2019년이었다. 그래서 ‘50번째 해’라고 했을 것이다.
그랬는데, 이번에는 ‘개통 50년 행사’다. ‘설계 따로, 개통 따로 행사’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행사가 ‘곱빼기’가 되면 시민들은 헷갈릴지 모를 일이다.
하기는, ‘앞당긴 축하’는 2011년 9월에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가 ‘4대 강 사업’을 요란하게 홍보한 것이다. ‘금강 새 물결 세종보 개방 축제 한마당’이라는 행사였다.
그렇지만, 당시 4대 강 사업은 ‘미완성’ 상태였다. 16개 보(洑)의 공정은 99%, 준설공사는 96%, 전체 공정은 80%대의 진척을 나타내고 있었다. 공사를 마치려면 시간이 더 필요했는데도 앞당겨서 ‘축제 한마당’이었다.
이 ‘앞당긴 행사’에도 당연히 ‘예산’을 들였을 것이다. ‘개인 돈’을 풀어서 행사를 개최했을 가능성은 아마도 ‘제로’였다. 행사를 강행한 것은 ‘치적 강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