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이 무색, 대우건설 인천 현장서 일하다 노동자 사망
대우건설 하청근로자 1명 사망… 부분 작업 중지 조치
[뉴스클레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건설사들이 안전관리에 더욱 힘쓰고 있지만, 공사 현장에서는 사망 등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대우건설 공사 현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등 위반 여부 조사에 들어갔다.
지난 26일 오전 8시경 인천 서구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신축공사 현장에서 대우건설 하청근로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근로자는 이동하는 굴착기에 부딪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부는 사고 후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광역중대재해수사과, 인천북부지청 산제예방지도과 관계자를 보내 부분 작업중지 조치하고 중대재해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공사 현장에서 노동자가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에는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는 경북 청도군의 댐 공사 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2명이 잠수 작업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는 청도군의 댐 안전성 강화사업 건설공사 현장에서 50대와 20대 노동자 2명이 댐 취수탑 밸브 보강을 위해 잠수 작업을 하던 중 밸브가 열려 수압으로 인해 빨려들어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건설현장에서는 지난 3월 경기 의왕시 소재 업무복합시설 신축공사 현장에서 작업자가 추락해 사망했다. 거푸집 해체 후 자재 정리 작업을 하던 해당 근로자는 개구부에서 합판과 함께 약 6m 아래 바닥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월에는 충북 음성군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40대 하청노동자가 추락해 숨졌다. 이 근로자는 공사 중인 아파트 6층에서 창호 관련 작업을 하던 중 안전난간이 떨어지면서 18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울산 남구 석유제품 터미널 공사현장에서 1명이 후진하던 덤프트럭에 깔려 사망했다. 10월에는 인천 서구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에서 자재 반출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개구부 3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2022년 4월엔 부산 해운대구 주상복합시설 공사현장에서 리프트 점검 중 추락사고로 1명이 숨졌다. 같은 해 7월에는 인천 서구 주상복합 공사현장에서 우수관로 매립 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굴착면이 무너지면서 숨졌다. 8월에는 인천 서구 부지 조성 현장에서 노동자가 크레인에서 떨어지는 H빔에 맞아 사망했다.
연이은 사망사고에 대우건설은 지난해 11월 전국 모든 현장에서 노동부의 일제감독을 받았다. 국토교통부가 119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평가한 '2023년 건설공사 참여자의 안전관리 수준평가 결과'에서도 3등급에 그쳤다.
DL이앤씨 역시 잇따른 중대재해로 시민사회에서 뭇매를 맞았다. DL이앤씨는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지난해까지 현장에서만 9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5월에는 DL이앤씨 울릉공항 공사현장에서 60대 하청노동자가 굴착기에 밀려 내려온 흙에 매몰돼 숨졌다.
당시 무너진 토사에 매몰된 작업자 1명은 자력으로 빠져나왔으나 또 다른 작업자 60대 작업자는 빠져나오지 못했다. 발견 당시 심정시 상태였던 작업자는 울릉군 보건의료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최근에는 DL이앤씨의 부산 연제구 아파트 재개발 건설 현장에서 추락해 숨진 고(故) 강보경씨의 1주기를 앞두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DL이앤씨 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은 DL이앤씨와 대표이사를 기소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인은 지난해 8월 DL이앤씨의 하도급업체 소속 일용직으로 부산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다 작업 중 추락해 숨졌다.
부산 연제경찰서와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 4월 기소의견으로 부산지검에 사건을 송치했으나, 검찰은 보강 수사를 지시했다.
DL이앤씨 시민대책위원회는 "가벼운 처벌로 면죄부를 주는 재판부와 함께 노동자의 죽음을 방치하고 있는 검찰도 공범이다. 존중이 없는 재판을 지켜보며 또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속을 끓여야 하나"라며 "중대재해에 대한 검찰의 늑장 수사를 규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