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정 양립 어렵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사직서 쓴 이유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법정휴가 거부 고발 승무원 노동자 98%, 회사에 연차휴가 신청 거부당해
[뉴스클레임]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후 항공사는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반면, 항공사와 공항 노동자들은 코로나19 이후 지금까지 일터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이후 항공 이용객 수요의 회복으로 매출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의 과도한 이자,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전제로 한 긴축 경영기조 등으로 인력난을 겪으며 노동관계법상 노동자의 권리인 연차휴가, 생리휴가, 가족돌봄휴가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이에 공공운수노조가 아시아나항공의 위법한 실태를 고발하며 관할 노동지청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공공운수노조는 7일 오전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 정문 앞에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법정휴가 거부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상 일·가정양립을 포기하도록 종용하는 아시아나항공의 행태는 저출산 시대에 역행한다. 연차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지금 이 시대에는 기본권조차 묵살하는 말도 안 되는 처사이다"라고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노조에서 자체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98%의 승무원 노동자가 연차휴가 신청을 회사로부터 거부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평균적으로 휴가를 10번 신청하면 8번이 거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가 사용시기 변경이나 협의 요청이 아닌 회사의 일방적인 거부임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권수정 아시아나항공노조 위원장은 "여성친화기업, 성평등긱업으로 자랑하고 상을 받아왔던 아시아나항공이다. 그러나 승무원들은 가족과 함께하기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출산이 사회적 핵심숙제임에도 여성들이 일과 삶을 함께할 수 없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일도 하며 가족과 생활을 영위하고 싶다"며 회사의 일방적인 휴가 제한이 육아 및 돌봄 등 일·가정 양립과 연결되는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태 증언에 나선 25년차 유미선 승무원은 "회사는 연차휴가 신청 거절 사유에 대해선 말해주지 않고, 연차가 간절히 필요하다는 읍소에는 병가를 내 쉬라고 한다. 평범한 가정의 일상을 챙길 수 없다. 아프다가 사직서를 내고 있는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고 가정에서도 엄마의 역할을 충실할 수 있도록 아시아나항공에서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고 싶은 마음 뿐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