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취임 전 트럼프, ‘삐걱 인사’
[뉴스클레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집권 1기’였던 당시, 외교관들의 ‘연판장 사태’가 있었다. 해외 공관에 근무하는 외교관들이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에 집단 반발한 것이다. ‘반이민 행정명령’ 조치에 반대하는 ‘연판장’에 서명한 외교관이 불과 며칠 사이에 1000명을 넘고 있었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단호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행정명령에 따르든지, 나가든지 해야 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었다.
트럼프 취임 이후, ‘정통 외교 관료’인 패트릭 케네디 국무부 차관과 마이클 본드 차관보 등 4명이 한꺼번에 국무부를 떠나고 있었다. 미국의 외교를 오랫동안 맡아온 베테랑들로,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물러난 관료도 있었다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에 세계가 끓는 상황이었다. 이를 해결해야 할 사람은 외교관이었다. 그런데 트럼프는 외교관과 껄끄러워진 것이다. 고위급 외교 공무원이 떠남에 따라 외교 공백도 우려되고 있었다. 트럼프의 ‘자충수’가 아닐 수 없었다.
지금, ‘닮은꼴’인 현상이 되풀이될 모양이다.
보도에 따르면,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마치 ‘공동 대통령’이 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트럼프 측근들의 경계를 받고 있다. 정권 인수작업에도 참견하는 등 지나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한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는 2017년 성폭력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한다. 국방부를 이끌만한 자격이 부족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은 가운데, 성폭력 논란이 겹치고 있다. 헤그세스가 몸에 새긴 문신은 기독교 극단주의 신념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있다고 한다.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맷 게이츠 하원의원은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이다. 의혹과 관련, 하원 윤리위의 조사를 받았다는 보도다. 트럼프는 불과 2시간 만에 게이츠를 ‘즉흥적’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트럼프에게 장관직을 약속받았다는 ‘거래설’이 있다고 했다.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주장도 했다고 한다.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아직 취임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삐걱거리는 소리다. 미국의 정책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간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충성도’를 우선시하는 트럼프의 인사정책과 관련, “진실을 말해줄 사람들로 자신을 둘러싸야 한다”고 꼬집고 있었다.
과거, 지미 카터 대통령은 중앙정보국을 대대적으로 정비, 경험이 풍부한 요원 1200여 명을 두 차례에 걸쳐 해고했다. 감원으로 여유가 생기게 된 예산으로 첨단 정보 장비를 갖추도록 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감축된 요원은 대부분 특정 지역에서 정보망을 구축하고 있던 베테랑이었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수십 년에 걸쳐서 어렵게 구축해놓았던 현지 정보망이 순식간에 허물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첨단장비로는 표면적인 정보밖에 수집할 수 없었다. 그 후유증은 오랫동안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
그랬는데, 트럼프가 국가정보국장(DNI)으로 지명한 털시 개버드는 정보 관련 업무를 맡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