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시설 개선 예산 축소, 퇴행하는 '급식종사자 안전'

학교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 예산, 전년 대비 1280억원 감소 전국교육공무직본부 "현실 심각성 인식하고 대책 마련해야"

2024-11-29     김동길 기자
2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된 '학교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 예산 대폭 축소 현황 발표 및 대책 촉구 기자회견'. 사진=전국교육공무직본부

[뉴스클레임]

환기시설 개선 예산은 학교급식 종사자들의 생명 및 건강과 직결된다. 그러나 환기시설 개선 사업의 2025년 예산안이 대폭 감소되면서 급식종사자들의 안전이 더욱 퇴행되고 있다. 이에 급식실노동자들은 정부와 교육당국에 현실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시급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강경숙 국회의원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이 시간에도 학교 급식실의 동료들은 유해물질을 들이마시며 위험과 싸우고 있다. 이제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드린다. 아이들에게 건강화 행복을 주는 급식을 지키고 싶다"고 밝혔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에 따르면 '환기시설 개선' 사업의 2025년도 예산은 2024년보다 1280억원 감소했다. 비율로 따지면 약 32% 수준이 축소된 셈이다. 

이들은 "올해 '서울형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 가이드라인'이 완성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예산 투입이 이뤄져야 했다. 당초 로드맵에 따르면 2025년 필요 예산이 749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내년 예산안은 약 9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라며 "관계 당국자들이 절박함과 위험을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면 환기시설 개선이 지연되고 좌초되는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교 급식실에서 조리사로 일하고 있는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우시분 수석부본부장은 "환기기설 개선 예산은 학교급식 종사자들의 생명, 건강과 직결되는데 오히려 환기기설 개선이라는 마지막 동아줄마저 잘라버릴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교육부 및 전국 시도교육청과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대규모 결원, 산재와 순직 위험에 둘러싸인 현장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며 "생명과 안전, 아이들의 행복을 지켜달라는 노조의 요구가 위험수당을 없애는 것, 1만원 늘어난 위생수당을 주는 것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급식 노동자들에 대한 의도된 모욕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안을 제안할 수 있느냐"라며 "온전한 해법이 제시되지 않으면 노사 간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자 했던 노력을 넘어 내달 6일 총파업을 비롯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