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마가 미국, 더 마가 트럼프
[뉴스클레임] 8년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하면서부터 노발대발이었다. ‘트럼프 대관식’ 인파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식 때보다 훨씬 적은 25만 명 정도에 불과했다는 언론 보도 때문이다.
트럼프는 언론이 취임식 인파를 축소해서 보도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100만∼150만 명은 되어 보였다”며 언론이 ‘거짓 보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00만 명 넘게 모였다”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을 만한 항공사진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그렇게 찾아낸 사진이 ‘100만 인파’를 입증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임기 첫날 집착한 것은 취임식 인파 규모”였다고 꼬집고 있었다.
그랬던 트럼프가 ‘집권 2기’를 맞아 ‘조기(弔旗)’로 게양된 성조기의 ‘만기 게양’을 명령하고 있다. 명령에 따라 백악관 옥상에 조기로 걸렸던 성조기는 곧바로 정상 게양되었고, 개편된 백악관 홈페이지의 ‘대통령 조치’ 섹션에 가장 빨리 올렸다는 보도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사망을 기리기 위해 한 달 동안 조기를 게양하기로 했는데 트럼프는 이를 못마땅해하고 있었다. “어떤 미국인도 기뻐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이번 임기에서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겠다는 ‘마가(MAGA)’를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는 이 ‘마가’를 이룩할 ‘위대한 대통령’이다. 그런 트럼프의 취임식에 ‘조기’를 게양하는 것은 있을 수 없었다.
트럼프는 스스로 ‘신이 선택한 후보’라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암살미수사건’ 이후 “신이 2번이나 내 생명을 구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취임사에서도 “신이 미국을 더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나를 살렸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트럼프는 자신의 ‘이름값’이 최소 30억 달러, ‘브랜드가치’는 100억 달러라고 주장한 적도 있었다.
‘집권 2기’가 시작되면서 백악관 홈페이지에 ‘6대 우선 정책 의제’가 선포되었는데, 첫 화면에 트럼프의 사진과 함께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는 문장이 들어갔다고 한다.
트럼프는 이 ‘돌아온 미국’에서 많은 일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강하고, 안전하고, 번영하는 미국이 실현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비상사태’도 선포하고 있다. 남쪽 국경에는 불법 이민을 차단하기 위한 ‘국가비상사태’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도 선포하고 있다. ‘파나마운하’를 되찾고, ‘멕시코만’의 이름은 ‘미국만’으로 바꾸겠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당시의 ‘경험’이 있다. 그래서인지 ‘역사적인 속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역사적인 힘과 속도로 행동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트럼프는 그 ‘속도전’에 자신의 재산도 포함할 모양인 듯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오피셜 트럼프’라는 코인값이 폭등했다는 것이다. 그것으로는 부족했는지 ‘오피셜 멜라니아 밈’이라는 부인 멜라니아 여사 코인도 ‘출시’하고 있다. 이 ‘트럼프 가족’의 밈 코인 유통량의 80%는 ‘트럼프 그룹’이 보유하고 있다는 보도다. “대통령직을 이용해서 돈을 벌고 있다”는 비판에도 아랑곳없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렇지 않아도 ‘억만장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