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절벽 부딪힌 간호학과 학생들 "불안감 심각… 다른 길도 고려"
47곳 상급종합병원 중 신규간호사 채용 실시 의료기관 19곳뿐 이수진 의원 "간호사 배치기준 개선 등 특단 대책 마련해야"
[뉴스클레임]
즐거운 설 명절이지만 마냥 웃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간호사'들이다. 급격한 고령화로 의료서비스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의정 갈등 장기화로 '취업 절벽'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꿈도 제대로 펼쳐 보지도 못한 채 임시 일자리를 찾아 나서거나 실업의 벼랑으로 내몰린 이들은 국회로 가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공개한 '간호대학 졸업생 취업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2025년 간호대학 졸업생 취업률은 약 34%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는 서울·경기·인천 3개, 강원 3개, 대전·충청 7개, 부산·경상 4개, 광주·전라 2개 등 19곳 대학이 참여했다.
특히 광주·전라권의 경우 취업률이 14.9%에 불과했다. 2023년 취업률 81.9%, 2024년 취업률 79.1%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취업 대란으로 졸업이 아닌 '휴학'을 택하는 경우도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19곳 대학 중 2024년 2학기 4학년 휴학생 비율이 예년보다 늘어났다고 답한 곳은 8곳이었다.
지난 9일 진행된 '간호대학생 취업대란 사태 대책 촉구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한 간호학과 학생들은 많은 학생들이 취업대란으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수원대학교 간호학과 최민주씨는 "이러한 현실에서 내가 간호사로서 의료 현장에서 일할 수 있을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의 상황이 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군산간호대 간호학과 서유경씨도 "취업이 어려운 현실이다 보니 과도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겪고 있다. 간호사가 아닌 다른 길을 고려하는 학생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수진 의원은 "의료대란으로 간호사 취업절벽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병원들은 경영난을 이유로 간호사 채용을 줄이거나 중단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간호사 취업문제에 대해서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47개 상급종합볍원 중 신규간호사 채용을 실시한 의료기관은 19곳에 불과하다.
이 이원은 "간호사들이 지속적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이 양성된 간호사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해 적정 수의 간호사가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병원들은 간호사들의 과중한 업무 상황을 외면한 채 간호사 채용에 소극적이다. 보건복지부는 간호사 대 환자 수 비율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해놓고 손을 놓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뚜렷한 대책 하나 내놓지 않은 채 먼 산 불구경하듯 사태를 방치하고 있다"면서 ▲간호사 배치기준 개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모성정원제 도입 등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끝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간호사 취업 확대를 위한 대책 마련은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라며 "간호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온 청년들의 꿈과 노력을 지킬 수 있도록 관심과 지지를 호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