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우리말] 걷잡다, 겉잡다
2025-02-28 강민기 기자
[뉴스클레임]
'걷잡다', '겉잡다'는 발음이 똑같기 때문에 더 헷갈린다. 조금만 신경 써서 본다면 틀리지 않게 쓸 수 있다.
'걷잡다'는 한 방향으로 치우쳐 가는 형세 따위를 붙들어 잡고 다스리다, 어떤 일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될 때 이를 제어하거나 막으려는 의미가 있다.
대부분 부정적인 상황에서 '걷잡을 수 없다'라는 형태로 자주 쓰인다.
예를 들어 '불길이 바람을 타고 번지면서 더 이상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소문이 빠르게 퍼져서 걷잡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감정이 격해지자 그는 더 이상 화를 걷잡을 수 없었다' 등으로 쓴다.
'겉잡다'는 겉으로 보고 대강 짐작하여 헤아리다, 즉 정확히 재거나 측정하지 않고 대충 어림잡는다는 의미다.
'겉잡다'는 '겉잡아서', '겉잡아도' 형태로 쓰이며, 수량이나 기간 등을 대략적으로 추정할 때 사용된다.
예시로는 '행사의 참석 인원을 겉잡아도 1000명은 넘을 것이다', '공사 기간이 겉잡아서 한 달은 걸릴 듯하다' 등이 있다.
정리하면 '걷잡다'는 한 방향으로 치닫는 상황을 통제한다는 의미를, '겉잡다'는 대강 짐작해 헤아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