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대선 정국’에도 인상… 슬럼프플레이션
[뉴스클레임] 대통령 선거일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오는 6월 3일로 확정되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이른바 ‘잠룡’들은 대선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다. 본격적인 ‘대선 모드’다.
이 와중에 기업들의 제품 가격은 잇따라 인상되고 있다.
KFC는 치킨, 버거 등 일부 제품 가격을 100∼300원 인상하고 있다. 작년 6월 이후 10개월 만의 인상이라고 한다. 작년 영업이익이 164억으로 469%나 늘었다면서도 또 인상이다.
팔도는 라면과 음료가격을 올린다고 발표하고 있다. 2022년 10월 이후 2년 6개월 만의 가격 인상이라고 했다. 팔도에 앞서 농심과 오뚜기도 라면값을 올렸다. ‘서민 음식’인 라면 먹기도 점점 부담스러워지고 있다.
온 나라가 ‘탄핵정국’에 휩쓸리는 동안 제품값 인상 소식이 꼬리를 물었다. 그런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탄핵정국’이 사실상 끝나도 여전히 인상이다.
‘조기 대선 정국’에도 어쩌면 달라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정부의 행정력이 아무래도 좀 느슨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물가가 오르면 ‘가진 자’보다 저소득층이 훨씬 벅찰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인협회가 그런 조사 자료를 내고 있다.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저소득층인 ‘소득 1분위’의 체감물가 상승률은 23.2%로, 고소득층인 ‘5분위’의 20.6%보다 2.6%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 10년 동안 저소득층이 주로 소비하는 식료품 물가는 41.9%나 상승, 전체 물가상승률 21.2%의 갑절이나 되었다고도 했다.
물론, 소득이 늘어나면 물가를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증가하기는커녕 되레 빚더미다. 작년 말 현재 가계대출을 얻은 서민들의 1인당 평균 대출금이 9553만 원에 달했다는 통계가 보여주고 있다. 조금 보태면 ‘억’이다. 먹고살기가 힘들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한국소비자원은 가격을 올리는 대신 제품의 용량을 슬그머니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을 적발하기도 했다. ‘슈링크플레이션(srinkflation)’은 ‘줄어든다’는 ‘슈링크(shrink)’와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가격을 올리는 대신 용량을 줄이는 ‘꼼수 인상’이다. 작년 4분기 실태 조사에서 9개 제품을 적발했다고 밝히고 있었다.
경기가 나쁘면서 물가가 뛰는 현상을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라고 했다. ‘불황’을 의미하는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용어다.
월급 등 소득이 늘어나지 못하는 사람은 이것저것 다 털어서 버틸 수밖에 없다. 그러면 ‘스크루플레이션(screwflation)’이다. ‘쥐어짠다’는 ‘스크루(screw)+인플레이션’이다.
‘슬럼프플레이션(slumpflation)’도 있다. ‘슬럼프(slump)+인플레이션’이다. 경기침체 속의 인플레이션이라는 뜻으로, ‘스태그플레이션’보다 더 악화된 상황이다. 지금 서민들은 ‘슬럼프’에 빠졌다고 할 것이다.
인천의 편의점에 흉기를 들고 들어가서 위협, ‘먹을거리’를 강탈한 40대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이다. 강도질했다는 게 고작 ‘소주 2병+담배 1갑+과자 1개+컵라면 1개+즉석식품 2개’였다. 달랑 2만 2000원어치의 강도질을 했다가 붙들렸다는 것이다. 그 정도로 사는 게 힘들었던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