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임톡] ‘익사 공약’

2025-04-11     문주영 편집위원
픽사베이

 

[뉴스클레임]  취모멱자(吹毛覓疵)’라는 말이 있다. 시장에서 가축을 살 때 혹시 흉터라도 있는지 입으로 털을 일일이 불어가면서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다.

인터넷 사전은 남의 약점을 찾아내려는 야박하고 가혹한 행동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러니까 꼬투리 잡기.

6·3 대선의 경선도 아직 시작되지 않았는데, 벌써 선거판은 마치 취모멱자인 듯싶어지고 있다. 경선에 나서는 후보들의 과거 발언이 소환되는 것이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출사표를 내자, 더불어민주당은 지금도 김 장관이 뱉어낸 망언이 차고 넘치는데 앞으로 쏟아낼 망언을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꼬집고 있다.

그러면서 과거 발언을 나열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때 국민은 국적이 일본이었다 백범 김구의 국적이 중국이라는 얘기가 있다 문재인은 확실한 김일성주의자다 문재인은 총살감이다 노조의 불법 파업에는 손해배상 폭탄이 특약이다.

민주당은 이런 비뚤어진 국가관, 역사관, 노동관을 가진 사람이 대한민국의 장관직을 수행한 것도 어이없는데, 대통령이 되겠다니 황당무계하다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부터 양심 불량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표직을 사퇴한 이재명 대표를 들춰내고 있다.

201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제대로 된 정치 질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임기 단축은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고 했고, 2022년 대선 때도 지방선거, 총선, 대선을 2년마다 치르도록 임기를 조정해야 한다대통령 임기를 1년 단축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냐고 했다는 과거 발언을 끄집어낸 것이다.

그랬던 이 대표가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고 개헌을 거부했다며 국민투표법 등을 문제 삼았지만, 개헌 식언마저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공격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과거 발언도 들리고 있다.

탄핵당한 당은 차기 대선을 포기해야 한다. 그건 막을 수 없다고 지난해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을 불러낸 것이다.

민주당은 가뭄에 콩 나듯이 옳은 말을 하는 홍 시장이 작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던 영상이라며 책임은 저 영상처럼 지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무슨 염치와 자격으로 대선 후보를 낼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이다.

그런데, 홍 시장은 지키지 않은 약속도 있다. 이른바 익사 공약이다.

19대 대선 후보 당시, 승리하지 못하면 강에 빠지겠다고 했던 발언이 그랬다. 그것도 한강, 낙동강, 금호강, 형산강 등 여러 강에 뛰어들겠다고 했었다. “못 이기면 제주 앞바다에 들어가겠다고 바다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이렇게 비장한 배수진을 쳤지만, 알다시피 낙선이었다.

누리꾼은 홍준표가 빠져 죽겠다고 했던 강이 너무 많다”, “어디에 가서 빠질 것인가”, “목숨이 몇 개나 되나등의 글로 비아냥대기도 했다.

홍 시장이 마지막 출사표를 던지는 것을 보면, 강에 뛰어들기는 간단치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실언실인(失言失人)‘이라고 했다. 말을 허투루 하는 실언이 사람을 잃는 실인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