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4만 달러 vs 5만 달러 공약
[뉴스클레임] 국민의힘 한동훈 경선 후보는 ‘3·4·7 미래 성장 비전’을 내놓았다. AI 3대 강국, 국민소득 4만 달러, 중산층 70%라고 했다.
나경원 경선 후보는 ‘1·4·5 프로젝트’라고 했다. 잠재성장률 1%포인트 제고, 국민소득 4만 달러, G5 강국 진입이다.
안철수 경선 후보는 AI,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바이오, K서비스 산업을 5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2035년까지 AI 3강, 과학기술 핵심 인재 100만 명을 양성하겠다고 했다.
한 후보와 나 후보는 ‘4만 달러 소득’을 나란히 제시했는데, 안 후보의 경우는 소득 얘기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번 대선 때는 ‘5만 달러 소득’ 공약도 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5·5·5 공약’이다. G5 진입, 국민소득 5만 달러, 주가 5000시대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이를 이 후보의 이름을 따서 ‘이재노믹스’라고 명명하고 있었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도 또 ‘5만 달러’다. 2030년까지 3% 잠재성장률, 세계 4대 수출 강국,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는 ‘3·4·5 성장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 2주년을 맞아 5만 달러 얘기를 꺼낸 적도 있다. “민간이 주도하는 경제 성장의 추세를 잘 유지한다면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가 꿈이 아니다”고 한 것이다.
‘5만 달러 소득론’은 거의 20년 전인 2006년에도 있었다. 노무현 정부 때 ‘2010년대 선진국 진입⟶ 2020년대 세계 일류국가 도약⟶ 2030년 삶의 질 세계 10위’라는 내용의 ‘비전 2030 - 함께 가는 희망 한국’이라는 보고서였다. 2030년이 되면 1인당 소득이 4만900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했었다. 1000달러 모자라는 ‘5만 달러’였다.
더 있었다. 2019년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민부론’에서 203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4만 달러 소득 공약을 실패한 ‘과거사’도 있다. 이명박 정부의 ‘747 공약’과 박근혜 정부의 ‘474 비전’이다.
‘747 공약’은 연평균 7% 성장, 1인당 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에 진입하겠다는 ‘747’이었다. ‘474 비전’은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1인당 소득 4만 달러였다.
‘747 공약’ 실패에 대한 정부의 해명은 ‘오리발’ 수준이었다.
“4만 달러 소득을 당장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달성할 수 있도록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취지였다”는 변명 비슷한 해명이었다. 그러자 당시 야당은 “소비자물가가 7개월 연속 4%대로 올랐으니 747 공약을 달성한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의 ‘474 비전’도 결국 ‘자동 폐기’되고 말았다.
돌이켜보면, 국민소득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를 넘기는데 걸린 기간이 ‘11년’이었다. 1년에 1000달러씩 늘려서 3만 달러를 어렵게 달성한 셈이다.
그렇게 3만 달러를 넘은 게 2017년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3만 달러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년 1인당 소득은 3만6624달러였다.
올해는 0%대 성장률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미국의 관세 압박으로 국내총생산(GDP)이 0.8% 감소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까지 있었다. 그런데 4만 달러, 5만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