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부터 노년까지… "기후 없는 미래, 연금 의미 無"
시민사회 연대체 '국민연금기후행동' 공식 출범 "국민연금, 미래 지향적인 투자 방식으로 전환해야"
[뉴스클레임]
국민연금이 '탈석탄' 기조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석연료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가 "우리의 노후는 미래의 기후에서 시작된다"며 국민연금의 책임 있는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연대체를 결성했다.
경남환경운동연합, 기후변화청년 모임 BigWave, 기후솔루션, 인천환경운동연합, 충남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60+기후 행동 등은 22일 오전 서울 충정로 국민연금공단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연금기후행동'의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장애·사망에 대비한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로 인해 기후재난 증가, 인명 및 재산 피해 발생, 물가 상승 등 우리의 노후와 일상이 위협받고 있다. 국민연금이 기후위기에 관심 갖고 행동하지 않는 것은 존재 의의를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투자가 기후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은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투자로 인해 배출한 온실가스 양은 전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최소 4%인 2710만 톤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연금의 투자행위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전환과 산업 탈탄소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 하에서 국민연금은 대다수 상장사들의 핵심주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15% 를 차지하는 국내 주식뿐만 아니라 국내 채권과 대체투자, 해외주식·채권까지 포함하면 국민연금의 온실가스 배출 책임은 더욱 크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연금은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해 우리의 연금과 미래를 수호해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6%, 채권시장의 10% 를 차지하는 자본 시장의 큰 손으로, 투자자들은 국민연금의 행보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은 유니버설 투자자로서의 위상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국내외 투자기관과 기업에 기후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라는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동안 국민연금은 폐쇄적이고 불평등한 거버넌스, 불투명한 정보공개, 지속불가능한 투자행위로 기후위기에 무대응으로 일관해왔다. 단기수익만 추구하는 투자행위가 사회불평등과 기후위기를 심화시키고 미래세대가 부담해야 할 사회적 비용을 떠넘긴 것은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내가 낸 보험료가 나의 미래를 위협하는 일에 쓰이지 않도록 국민연금의 책임있는 기후행동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60+기후행동' 강남식 운영위원은 "폭염과 같은 이상기후로 취약계층 노인이 목숨을 잃는 등, 기후위기는 노년세대의 안전·복지·생명에도 치명적인 문제"라며 "기후 재앙을 증폭시키고 연금 고갈을 앞당기는 화석연료 투자는 청년과 노년 모두의 노후와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만큼, 국민연금은 즉각 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빅웨이브 도유라 활동가는 "매달 성실히 납부하는 보험료가 미래를 꿈꾸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만드는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데 쓰이고 있다"면서 "청년세대의 불신과 불안을 해소하려면 국민연금은 미래 지향적인 투자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