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동자 10명 중 7명 "산재 큰 원인은 ‘인력 부족'"
2025년 보건의료 노동자 정기실태조사 발표 55.4% "최근 1년 이내 폭언 경험"
[뉴스클레임]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보건의료 현장에서 발행하는 산업재해의 주요 원인으로 '인력 부족', '피로 누적' 등을 꼽았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은 산재 노동자의 날을 맞아 지난 1월 조합원 4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보건의료 노동자 실태조사 중 노동안전 실태 관련 결과를 발표했다.
'2025년 보건의료 노동자 정기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전체 응답자의 15.6%가 한 번 이상의 업무상 사고 및 재해를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무상 사고 및 재해의 큰 원인으로 ‘인력 부족’을 76.3%로 가장 많은 수가 지적했고, 이어 수면 장애 및 피로 누적(68.8%)이 과반 이상의 높은 수준으로 꼽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인력 부족, 수면장애 및 피로 누적이 산업재해 주요 원인으로 꼽힌 것은 노동집약적이고 야간교대근무가 주요 업무 형태인 보건의료산업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로복지공단의 야간교대근무로 인한 직업성 유방암 인정 기간이 25년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6월 28일 19년 5개월 동안 야간교대근무를 한 보건의료 노동자의 유방암 산재 인정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며 "해당 판결은 보건의료산업 현장에 만연한 불규칙하고, 파행적인 야간교대 노동의 문제점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유의미한 반면, 인력부족에 따른 업무부담 가중요인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 역시 분명하다"고 밝혔다.
감정노동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55.4%가 최근 1년 이내 폭언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폭행과 성폭력을 경험한 노동자은 각각 11.5%, 7.2%였다.
폭언·폭행·성폭력 발생 시 다수의 노동자들이 참고 넘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기관에 피해 사실을 알려 조치(업무 일시 중단, 휴게시간 부여, 가해자와 분리 조치 등)를 요구했으나 해당 조치를 받지 못했다는 응답이 대다수로 확인됐다.
인력 부족과 감정노동·폭언폭행 등에 노출된 보건의료 노동자의 직무소진 상황 역시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79.0%의 응답자는 ‘일을 하는 이유는 월급을 받기 위함’이라고 답했고, 68% '육체적 소진', 60.9%가 '정신적 소진 상태'를 호소했다.
직군별로는 간호직에서 평균 이상의 직무소진 수준(75.9% 육체적 소진, 67.8% 정신적 소진)을 보였다. 병원 특성별로는 국립대와 사립대 병원이 높은 수준의 직무소진을 보였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정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보건의료노동자들은 의료 현장을 지키며, 국민 건강과 생명을 보호해왔다. 비상경영체제 아래 경영위기의 책임과 의료공백에 따른 환자·보호자들의 고통과 분노를 오롯이 감당해야 했다"며 "보건의료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은 의료서비스의 질과 직결되는 만큼 의료개혁 추진 과정에 중요하게 고려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전할 일터와 올바른 의료개혁 쟁취를 위해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제도화를 통한 보건의료인력 확충 ▲보건의료산업부터 주4일제 도입 ▲의사인력 확충으로 공공·지역·필수 의료 강화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