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부터 명일동 싱크홀 현장까지… 멈추지 않는 '죽음의 순환열차'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9주기

2025-05-28     김동길 기자
28일 오전 구의역 2층에서 열린 '공공교통이 안전한 사회를 위한 다크투어. 사진=공공운수노조

[뉴스클레임]

5월 28일은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19살 김군이 사망한 지 9주기가 되는 날이다. 지난 2016년 5월 구의역에서 노동자 김군은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달려온 전동차에 치여 숨졌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9주기인 28일 공공운수노조는 최근 발생한 재난 현장을 돌아보며 중대재해 없는 안전한 공공교통과 노동자 작업중지권 보장을 요구하는 다크투어를 진행했다.

이날 구의역에서는 김군 추모행사와 더불어 ‘중대재해 없는 공공교통 21대 대선후보 약속식’을 열었다.

‘중대재해 없는 안전한 공공교통을 위한 제21대 대선후보 약속’으로는 ▲생명·안전업무 인력 확충 및 정규직 고용 ▲위험업무 2인1조 의무화와 위험의 외주화 금지 ▲교대제 개편 등 노동시간 단축 및 산업재해 예방 ▲위험작업 작업중지권 실질 보장 등을 이야기했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오늘 구의역은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와 그들을 추모하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대재해 순환열차이다. 우리가 내려야 할 역을 줄이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사회의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여행을 끝내고 돌아갈 우리의 일터가 여전히 위험하다면, 우리의 다크 투어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명일돌 싱크홀 재난 현장에서는 사망한 배달노동자 유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지부장은 “안전보다 소중한 것이 없는데, 그 안전이 발밑으로 꺼졌다. 충격적인 재해가 벌어졌지만,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나. 진상을 제대로 밝힐 생각은 있느냐”라고 물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족은 “시민의 생명보다 중요한 집값이란 무엇인가. 하루의 절반 이상을 도로에서 보내야 하는 배달라이더들의 목숨보다 중요한 것이냐”라며 “서울시는 부동산 시장을 떠받치려다, 국민의 생명을 무너뜨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하공사는 거대한 이권 사업이다. 건설사와 개발업자는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서울시는 이를 허가하며 그 이면의 위험을 묵인한다”며 “저희 가족은 아직도 국토부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를 빌려 분명히 말씀드린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지금이라도 즉각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 책임자를 밝히고, 책임져야 한다. 이 사건을 단순 사고로 덮지 말고, 또 다른 누군가의 가족이 이런 비극을 겪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