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합시다] 메밀란
2025-06-01 김대식 객원위원
[뉴스클레임]
코다리와 콩국수의 부족함 때문이 아니다. 가장 먼저 김치가 떠오른 건 놋그릇에 예스럽게 담아낸 솜씨 때문이다.
배추김치의 다채로운 색이 눈길을 사로잡더니 이어진 물김치는 아련한 엄마 손맛이다.
맛보기로 내어준 콩물을 작은 종지에 떠먹는데 고소함 뒤에 씹히는 식감까지 제대로다. 돌로 갈아낸 투박함을 보여 주고 싶었던 게다.
코다리 세 마리가 누워 있는 모양새도 단아하고 더욱 놀랐던 건 가래떡을 코다리 살처럼 칼집 낸 절묘함이다. 콩나물을 물기가 코다리에 떨어지지 않게 하는 건 보기 드문 세심함이다.
정작 주인공인 콩국수에 마음을 줄 여유가 없을 정도다. 소면보다 거친 콩물에는 메밀면이 더 잘 어울렸다.
두 시간 만에 번개로 모인 인사동 메밀란은 고운 천에 쓴 콩국수 개시 글부터 심상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