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률 칼럼] 이재명정부에 바라는 몇 가지

정치 보복은 하지 마라. 그러나 법대로는 하라!

2025-06-04     박상률 작가
이재명 대통령. 사진=더불어민주당

[뉴스클레임]

이재명 정부가 탄생했다. 윤가 대통령이 뜬금없이 계엄을 내렸던 지난해 12월 3일 이후 반년 동안 거의 일상의 삶을 살지 못 했는데 이제 다시 일상의 삶을 누릴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하게 되어 다행이다.

이번 조기 대선의 득표율이나 득표수의 의미, 나라가 반으로 나뉜 듯한 투표 성향의 의미, 진보와 보수의 의미, 세대 간의 투표 성향 등은 다른 분들이 여기저기서 잘 분석하고 있어 나까지 말을 보탤 까닭은 없는 듯하다.

다만 새 정부에 바라는 바는 몇 가지 있다.

무엇보다도 새 정부가 맨 먼저 해야 할 일은 질 안 좋은 종자들과의 ‘잘못된 만남’을 청산하고, 해로운 자들과 ‘헤어질 결심’을 하는 일이다. 

과거 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화해니 통합이니 조화니 용서니 포용이니 화합이니 하면서 좋은 말들을 엉뚱한 데 써서 좋은 언어를 왜곡하고 타락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특히 ‘역풍’이니 ‘피로감’이니 하는 소리를 내는 종자들의 헛소리에 귀를 내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계엄을 내려야 할 정도로 거대 야당이 발목 잡기를 했네 어쩌네 하고, 나아가 우리 모두의 책임 운운하면서 물 타기를 하는 언론이나 기회주의 지식인의 잔머리 굴리는 말장난에 안 넘어갔으면 좋겠다. 고것들은 어느 측면에서 보든 해로운 족속들이다.

중국의 문인 루쉰은 일찌감치 ‘페어플레이는 아직 이르다’고 했다. 당시 북경여사대 투쟁으로 물러난 인사들에게 일부 사람들이 ‘페어’ 정신에 입각해서 물에 빠진 개는 패지 말자고 했으나 루쉰은 신해혁명의 경험을 바탕삼아 개혁의 반대자들이 개혁 찬성자들을 공격할 때는 조금도 느슨하지 않고 혹독한데도 개혁자들은 꿈속에 빠져 있다면서 당분간 페어는 미루자고 했다. 

‘물에 빠진 개에게서 사람 냄새가 나고, 그들이 ‘페어’를 하면 그때 ‘페어플레이’ 하자면서!

제발 새 정부 사람들은 ‘뭣이 중헌지를 알고’, 내란 종사자들과 추종자들을 원칙대로, 법대로 징치해주기 바란다. 이건 정치 보복이 아니다. 정치 보복은 특정인을 제거하기 위해 없는 죄를 만들거나 사소한 죄를 크게 부풀려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것이다. 

진정한 화해는 자기 죄에 합당한 벌을 받고, 개에게서 사람 냄새가 난 뒤에 해야 한다. 사람이 아니고 짐승인 족속이 사람인 줄 알고 속아 넘어가면 안 된다. 루쉰의 말대로 개혁의 반대자들은 개혁 찬성자들을 공격할 때 조금도 느슨하지 않고 혹독한데도 개혁자들은 꿈속에 빠져 있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