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이재명 정부에 "인사 검증 기준·절차 투명 공개"
경실련 "지금 필요한 건 속도보다 신뢰"
[뉴스클레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이재명 정부에 인사 검증의 기준과 절차를 국민 앞에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경실련은 9일 성명을 내고 "이재명 정부가 국무총리,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헌법재판관 후보자 등을 차례로 발표하며 국정 정상화를 위한 첫 인선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새 정부가 국민 앞에 인사 검증 기준과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통령실과 내각 인선 모두에 적용되는 공직자 후보자 검증 기준과 평가 항목을 즉시 공개할 것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자료의 국회 제출을 의무화하고, 인사청문회의 실질화를 위한 법 제도를 정비할 것 ▲국무위원, 독립기관장 등의 임명 시 국회 동의제 도입을 위한 법 개정 논의를 시작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현재까지 진행된 인선을 보건대, 전반적으로 실무형 전문가와 국정 경험자를 고루 배치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그러나 대통령실 민정수석에 검찰 특수통 출신 인사를 기용한 데 대해 권력기관의 사유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헌법재판관 후보군에 대통령 본인의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가 포함되었다는 점에서 이해충돌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공직자 인선에 있어 어떠한 검증 기준과 절차를 적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대통령실 고위직부터 내각 구성원, 독립기관장에 이르기까지 공직자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국민 앞에 이뤄져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보다 ‘신뢰’이며, 이를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과 일관된 절차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또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경실련의 정책 질의에 대해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 금지, 인사청문회 국회 동의제 도입에 찬성 입장을 밝히며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견제 장치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자료 공개에는 도덕성 관련 민감 정보가 포함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혔으나, 이는 ‘내부 자료’ 전체에 대한 공개 여부에 대한 입장일 뿐, 검증 기준과 평가 항목까지 비공개해야 할 이유는 없다"며 "오히려 미국 등 선진국 사례에서도 일부 인사 검증 자료는 국회에 제출되고, 검증 항목과 기준은 투명하게 공개된다"고 했다.
경실련은 "이재명 정부는 ‘국정 정상화’를 말하고 있으나 ‘정상화’는 과거의 관행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투명하고 신뢰받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의미해야 한다. 인사 시스템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어떤 개혁도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며 "대통령 1인의 판단이 아니라 국민의 기준이 작동하는 인사 시스템을 통해, 민주적 국정운영의 첫걸음을 떼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