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파란 칼럼] 진보당이 비판 받는 이유

2025-06-14     김파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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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잘 알려진 로자룩셈부르크의 "사회주의냐 야만이냐"가 무슨 말일까? 무조건 자본주의가 무너지면 사회주의가 실현된다는 것일까? 반대다. 지금처럼 변혁 세력이나 진보 세력들이 사회 주체적인 세력으로 고양되지 못하면 사회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와 함께 야만으로 간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문명 자체가 붕괴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최근 20년간 한국사회의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잡은 비정규직 확산의 제도적 기반을 형성해준 것이 문재인 정부가 뒤를 있겠노라 했던 과거 노무현 정부였다는 점에서, 무엇을 단절하고 무엇을 열어갈 것인지 애초 큰 기대를 갖기 어려운 정부였다는 것은 분명한다. 

그럼에도 이전 두 번의 정부 즉,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숨이 턱턱 막히는 폭압적 탄압을 겪은 노동자들로서는 그나마 숨쉴 공간의 확보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에 기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벌어졌던 가혹한 손배가압류의 기억, 비정규직법을 날치기로 통과시겼던 기억들을 다 잊어서 문재인 정부에게 기대를 했던 것이 아니다. 노동자들과 가난한 사람들도 어디 한 곳 부빌 언덕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속고 또 속으면서도 '기대'를 하고 그 기대에 희망을 담고 내일을 믿고 싶은 것이다.

그런 기대를 이용해 정권을 잡았던 문재인 정권은 노동자 탄압, 각종 노동법 제도 개악, 부동산 폭등, 의료민영화, 금쪽같은 삼성 지키기, 등으로 평범한 인민의 삶을 파괴했다. 문재인정부가 말한 '노동존중' 의 참뜻은 자본이 인정한 노동만 존중한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급기야 윤석열에게 정권을 넘기면서, 인민들의 고통은 배가 됐다.

이런 민주당이 만든 위성정당에 진보당이 스스로 들어가려 했다가 거절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 당시 나는 진보당 당원이었기에 지금보다 더 비판을 했었다. 처절한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하지만 권력과 힘의 향방으로만 흐르는 당 집행부에게 이런 비판은 귀등으로도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위성정당을 막을 방지책은 선거법을 통과시킨 민주당이 꼭 마련 했어야 했다. 안 그러면 비례성은 완전히 무너지기 때문이다. 헌데 되려 자신들도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이렇게 말하면 민주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은 우리는 위성정당이 아니라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 당시 민주딩 위성정당은 의병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민주당이 혼자서 하는 것도 아니고 또 민주당이 먼저 제안한 것도 아닌 주권자 전국회의라는 시민단체가 원래 제안한 것이니 이것은 민주당의 위성정당이 아니라는 것이 비례연합정당을 추진한 하승수 변호사의 입장이었다.

이 말을 믿는 시민은 이제 없다

차이점은 뭐냐? 미래한국당은 한 정당이 영향을 미치는 단일 위성정당이고 비례연합정당은 연합 위성정당이다. 본질은 민주당이 영향력을 발위하는 위성정당이라는 것이다. 비례명부 확정에서부터 정당 조직이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것까지 모든 것이 민주당의 의도하에 움직이기 때문이다.

비례연합정당은 민주당의 위성정당이다.

이것은 다시 정치를 두 개의 세력으로 나누는 결과를 낳을 것이고 진보 정당은 민주당 그늘에 머무르게 되는 구도를 만든 것이다. 정치가 퇴행 된 것이다.

이런 작태에 진보당이 스스로 기어 들어가겠다고 선언했으니 얼마나 한심한 노릇인가?

나는 그때의 일로 당을 나왔고, 이번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을 지지하며 또 진보의 이름을 버린 진보당이 민중 대중에게 받아야 되는 야유와 조롱이 마음 아프지 않다. 아니 더 비판 받아야 한다. 

왜 진보당은 이런 말도 안되는 짓거리를 했는가? 

지금껏 노동자 농민 대중이 국가와 자본가에게 집단적으로 저항할 수 있는 모든 권리는 역사적으로 모두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쟁취한 것이다. 이 말은 자본과의 싸움에서 헌법상의 문구로만 존재하되 현실에서 부정당하기 일쑤인 노동자의 권리는 끈질기고 강한 투쟁을 통해서만 얻어진다는 사실이다.

진보당도 마찬가지다. 진보당 당원들 스스로의 힘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되면 바깥의 무엇인가에 믿음을 두고 '대중성 확보'라는 이름으로 쉬운 길로 가려고 하는 것이다. 

그 결과가 어떤 것인지는 지금 보고 있다.

그럼 이제 진보당은 무엇을 할 것인가! 

거대 양당을 주도하고, 둘이 나눠 먹는 정치판에서 진보당이 살아 남는 것은 이들에게 종속되는 것이 아니다. 밑바닥 당원들의 힘을 믿는 정치투쟁만이 진보당을 노동자 농민의 당으로 굳건히 자리 잡을 수 있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