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훈 칼럼] 미국의 이란 공습
[뉴스클레임]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중동 정세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성공'을 선언했지만, 이번 사태는 결코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복잡한 문제들을 낳고 있습니다.
이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는 미국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그 보복의 방식과 시기는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미군 기지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 치명적인 사이버 테러, 혹은 중동 지역 내 친이란 무장세력을 통한 대리전, 나아가 전 세계 석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지,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어떤 형태로든 이란의 보복은 역내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예측 불가능한 파장을 낳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란이 감내할 수 있는 '피해'의 수위가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그들의 자존심이 허락하는 보복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번 공습이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저지했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특히 이란의 핵 시설 중 하나인 포르도(Fordo) 시설은 견고한 지하 벙커에 위치해 '벙커버스터'로도 완전 파괴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이스파한 등 주요 핵물질 보관 시설의 피해 여부도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번 공격은 이란으로 하여금 "핵무기만이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어, 핵 보유 결심을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나옵니다. 자칫하면 미국이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격이 될 수도 있는 셈입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이번 사태가 갈등의 '종결'이 아니라 '새로운 충돌의 시작'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정권이 붕괴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오히려 미국에 대한 반감만 키우고, 이란 내부의 강경파들이 더욱 힘을 얻어 반미 기조를 강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흥미롭게도 일부 이란의 반체제 인사들조차 "군사 공격은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 내부에서도 외교적 해법을 무시하고 군사 행동을 감행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언한 '성공'은 너무나 섣부른 판단일 수 있으며, 우리는 지금 더 큰 혼란의 길목에 서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란은 이라크처럼 평원이 아닙니다. 이란은 서쪽의 자그로스 산맥부터 북쪽의 엘부르즈 산맥까지 국토의 상당 부분이 험준한 산악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지형은 침략군의 기동을 어렵게 하고, 방어자에게는 매복 및 게릴라전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합니다.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해도 이기기 힘든 지형으로 소련과 미국이 결국은 철수한 아프가니스탄보다 더 험준한 지역입니다. 이 말은 결코 미국이 아무리 초 강대국이라도 이란을 굴복시키기 어렵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이란을 공격했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이란 공습은 수많은 의문과 우려를 남긴 채 끝나지 않은 불확실성만 더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모든 전쟁을 멈출 수 있다고 국내외 많은 셀럽들이 트럼프를 지지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오늘 트럼프가 의회의 승인도 없이 시작한 이란 전쟁을 보며 그들이 어떻게 말할지 궁금합니다.
아직도 트럼프에 열광한다면 차라리 절필을 권해 드립니다. 트럼프는 자신의 이익 외에는 관심이 없는 나르시시스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