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백범 김구의 ‘오판’

2025-06-25     문주영 편집위원
플리커

 

[뉴스클레임]  민족의 지도자 백범 김구가 신민일보(新民日報)와 인터뷰를 했다.

·소 양군의 철퇴를 주장하는 것은 삼천만 동포의 염원입니다. 우리나라 강토 안에 때아닌 외군(外軍)의 주둔은 절대로 있을 수 없습니다. 주둔이 일각이라도 연장될수록 백해(百害)가 양성되어 우리의 국운을 쇠멸시키는 것입니다.양군이 철퇴하면 진공상태에 빠지고, 북조선 인민군이 쳐들어오고 내란이 일어난다는 것은 모두가 구실이고 모두가 비과학적 관찰인 것입니다.

백범은 남북한 사이의 군사적 충돌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도 했다.

남이 북을 의심하고, 북은 남을 의심한다면 몇백 년을 끌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남을 의심한다면 소련이 의심할 것이요, 북을 의심한다면 미국이 의심할 것이라는 것입니다.외군이 철퇴한다고 해서 내란이 일어난다는 것은 사대소심증(事大小心症)’에서 나오는 망상입니다. ‘8·15 해방직후야말로 가장 불순한 요소와 흥분한 군중과의 사이에 충돌이 생길 우려가 농후했었지만, 국부적인 마찰조차 없었습니다.” 

1949321일자 신민일보에 보도된 백범의 생각은 이랬다.

그러나 틀리고 말았다. 알다시피, 13개월 뒤인 1950625, 북한의 인민군이 삼팔선을 넘어 남침하고 있었다.

백범은 인민군의 남침 사실을 알 수 없었다. 인터뷰 3개월 후인 1949626흉탄을 맞고 서거했기 때문이다.

당시 신민일보가 가짜뉴스를 보도한 게 아니라면, 백범은 판단 착오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만약에 백범이 서거하지 않았더라면, ‘삼팔선을 베고 누워서라도동족상잔만은 피해야 한다며 인민군을 북으로 돌아가라고 막았을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6·25전쟁 3년 동안 남북 민간인과 군인, 유엔군과 중국군의 사망자는 152만 명이었다. 부상과 실종을 포함한 전체 인명피해는 자그마치 635만 명에 달했다. 산업시설 등은 말할 것도 없을 정도였다. 아름다운 삼천리강산은 잿더미가 되었다.

그러고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남과 북은 아직도 휴전중이다. 수틀린다 싶으면 정조준해놓았던 방아쇠를 당길 판이다. ‘버튼을 누를 수도 있다.

그럴 경우의 피해는 끔찍할 전망이다. 서울시청 100m 상공에서 북한의 100kt급 핵폭탄이 폭발할 경우 36만 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하는 등 20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보도가 몇 해 전에 있었다. 서울시민의 5분의 1이 순식간에 당한다는 것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내놓은 ‘2025년 연감에 따르면, 올해 1월 현재 북한은 이 살벌한 핵탄두를 50개나 가지고 있다고 했다. “현재 약 50개의 핵탄두를 조립했고, 최대 40개를 더 생산할 정도의 핵분열 물질을 보유한 채 핵분열 물질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러면 얼추 100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잊을 만하면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내밀고 있다. 지난달에는 주한미군 28500명 가운데 4500명을 괌 등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5%로 늘리라고 압박하는 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또 들고나올 것이다.

안보 문제만큼은 한목소리가 절실한데, 정치판은 그것마저 입씨름이다. 국론도 갈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