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일하는 정부, 일하고 싶은 서민
[뉴스클레임] 김민석 국무총리는 ‘후보자 꼬리표’를 떼기도 전부터 ‘속도전’을 강조했다.
정부 부처의 업무 보고를 받으며 “대한민국은 지난 3년 동안 후진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최소한 앞으로 100일을 전속력으로 달려야 한다”고 했다. “모든 공직자는 100일 속도전을 할 각오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총리 후보자가 취임 전에 부처 업무 보고를 공개리에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월화수목금금금”이었다.
지난달 국정기획위 1차 전체회의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를 시급하게 확정해야 한다”며 “빨리빨리 계획을 세워서 빨리빨리 정부가 하는 일을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독촉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월화수목금금금’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하루 30시간’을 아쉬워하고 있다.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공직자들이 힘들어하는 것만큼 5117만 배의 효과가 있다는 생각으로 참모들에게 잘 견뎌달라고 부탁하고 있다”며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한 30시간만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꽤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에는 이례적으로 ‘주말 국무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는 ‘워커홀릭(workaholic)’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일 중독’, ‘일벌레’라는 평가다.
이같이 일을 밀어붙이면서 이 대통령 주변에서 ‘환자(?)’가 속출하는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는 소식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체중이 5㎏이나 빠지고 주변에 ‘이가 다 아프다’고 말할 만큼 노동강도를 견디며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다.
용산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40대 여직원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건’도 있었다. ‘과로 탓’이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을 때는 ‘강행군’ 때문에 코피를 쏟은 참모도 여럿이었다고 한다. 지쳐버린 것이다. 그래도 이 대통령은 끄떡도 없었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는 이처럼 일에 ‘올인’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일하고 싶은 사람이 넘치고 있다.
지난 5월 ‘구인배수’가 0.37을 나타냈다는 통계가 보여주고 있다. 구직자가 100명에게 주어진 일자리는 37개라는 의미라고 앴다. 일자리 1개를 놓고 3명이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인 일자리만 늘어나고 청년은 ‘백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그냥 쉬었음’ 청년이 40만∼50만 명에 달하고 있다.
작년 폐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작년에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개인과 법인을 합쳐 100만8282명이나 되었다는 것이다. 전년보다 2만1795명이 늘었다고 했다.
폐업자가 늘어나면서 폐업률도 9.02%에서 9.04%로 높아졌다고 했다. 폐업 이유는 ‘사업 부진’이 50만6198명으로 50.2% 차지하고 있었다. 경기가 나빠서 장사가 안되는 바람에 문을 닫은 것이다. 소매업과 음식점업이 45%로 직격탄을 맞고 있었다.
문을 닫았으니, 다시 사업을 시작하거나, 취업을 하지 않는 한 일을 하고 싶어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게 쉬울 수는 없다. 이들에게는 이재명 정부의 ‘워커홀릭’이 어쩌면 부러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