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예고… "9.2 노정합의 이행협의체 재개 요청에 응답하라"
127개 의료기관 대상 노동쟁의조정 신청 보건의료노조 "9.2 노정합의 이행협의체 즉각 재개"
[뉴스클레임]
보건의료노조가 정부가 9·2 노정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시 오는 24일 산별총파업 투쟁에 돌입한다고 선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9일 오전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산별총파업 쟁의 조정신청 및 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127개 의료기관에 대해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조정 신청에 참여한 112개 지부의 조합원은 보건의료노조 전체 조합원 8만8562명 중 72.6%에 해당하는 6만4321명이다.
노조는 오는 17일까지 지부별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23일 파업전야제를 거쳐 24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가 제시하는 핵심 7가지 요구는▲9·2 노정합의 이행협의체 복원으로 노정합의 완전한 이행 ▲직종별 인력기준 제도화와 보건의료인력원 설립 ▲의료와 돌봄 국가책임제 마련과 간병 문제해결을 위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새로운 거버넌스·공론화를 통한 의대 정원 확대, 지역의사제도 도입과 공공의대 설립 ▲보건의료산업부터 주4일제 도입, 모든 보건의료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공공병원 의료인력과 착한 적자 국가책임제, 공익참여형 의료법인 제도화 ▲산별교섭 제도화 및 사회적 대화, 보건복지부 주요 위원회에 보건의료노조 참여 확대 등이다.
보건의료노조 최희선 위원장은 "총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음을 말씀드려야 해서 환자,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이다. 하지만 전국의 127개 사업장이 동시에 조정신청에 돌입해야 하는 현실을 국민들께서 먼저 헤아려 주기실 간절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최희선 위원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병원의 어느 누군가는 사직서를 품고 있다. 지난해 의료대란의 현장에서 9만명의 조합원들이 병원을 지키다 이제는 그들마저 하루하루가 위태롭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희생했던 공공병원들은 매년 임금 체불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9·2 노정합의 이행협의체의 재가동은 가장 모범적인 사회적 대화의 시작이며, 국민과의 약속 이행"이라며 "사용자는 총파업까지 남은 조정기간에 현장 지부와 최선을 다해 교섭해야 한다. 정부는 즉시 9·2 노정합의 이행을 위한 대화체를 복원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서울아산병원지부 심성재 수석부지부장은 "이 자리에 선 이유는 명확하다. 병원 현장에서 적정 인력 기준이 없기 때문에, 매일같이 마주하는 현실은 '환자를 돌볼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지만, 정작 우리를 보호해줘야 할 인력 기준은 어디에도 없다"면서 "이 상황이 단지 병원 개별의 무책임함 때문만은 아니다. 더 큰 책임은 바로 정부에 있다. 정부는 이 구조적 문제를 알면서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명확히 요구한다. 적정인력 기준은 이제 선언이 아니라 법으로 명시돼야 하고,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을 적극 이행해야 한다. 또 보건의료노동자들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 설계 과정에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