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임톡] 폭염 종말론
[뉴스클레임] 중국 우한에서 더위를 먹고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졸도했던 새 한 마리가 누군가가 준 물을 마시고 정신을 차렸다는 며칠 전 영상이 화제다.
2022년 8월에는 중국 허난성에서 어떤 여성이 살아서 펄떡이는 생새우를 슈퍼마켓에서 샀는데, 집으로 가져오는 한 시간 사이에 빨갛게 익어버렸다고 했다. 41도의 폭염에 새우를 담았던 비닐봉지가 뜨거워진 것이다.
같은 해, 일본에서는 논바닥에 있던 가재 4마리가 익어버린 사진도 있었다. 당시 논의 물은 온도가 43.3도나 되었다고 했다.
옥수수가 저절로 ‘팝콘’이 되고, 달걀에서 병아리가 ‘자연부화’하는 사례도 여럿이다.
사람이라고 무사할 재간은 없다.
2017년 8월, 대만 타이베이의 한 공사장에서 실외 작업을 하던 50대 남성이 실신하고 있었다.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나흘 만에 정신을 차렸는데, 27년 동안의 기억을 잃고 있었다. 뇌세포가 익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온열 질환’ 사망자는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7일 구미의 아파트 공사장에서 23세의 베트남 국적 남성이 숨지고 있다. 앉은 자세로 숨진 채 발견되었다는 보도다.
날이 뜨거울 때 서울 기온이 1도 더 오를 경우, 사망률이 16%나 높아진다는 이화여대와 인하대 교수팀의 2016년 조사도 있었다. 폭염이 온열 질환뿐 아니라 뇌졸중 위험도 높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온이 높아지면 혈압이 떨어지고 수분이 소실되면서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긴다는 것이다.
온난화가 지구촌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살벌한 연구’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핀란드 알토대학 연구팀은 지구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이상 오를 경우, 쌀과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 생산량이 50%까지, 3도 이상 상승하면 70~80%나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 인류는 그만큼 굶주릴 수밖에 없다. 가난한 나라는 더욱 심각할 것이다.
중국의 농업과학원 전망도 있었다. 평균기온이 2도 올랐을 때 옥수수 수확량이 10.8%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쌀은 1.5도 상승할 경우 5.5%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수확량이 감소하면 쌀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지금 일본이 그렇다. ‘선진국’ 일본이 쌀값이 치솟는 바람에 우리나라 쌀을 찾고 있다.
평균기온의 상승은 세계 경제에도 당연히 악영향이다.
지난해 미국 하버드대 등의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기온이 1도씩 상승할 때마다 세계 GDP가 12%씩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할 경우 2100년쯤이면 온도가 3도 상승, 세계 생산과 소비가 50% 넘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전쟁에 버금가는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아예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와 프린스턴대 공동연구팀의 2013년 조사다.
지구의 평균기온이 2도 높아질 때마다 범죄는 15%, 전쟁 등 집단분쟁은 50%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온난화로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하면 농작물 생산량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경제가 어려워지면 타인에 대한 공격성이 커지고 분쟁을 일으킬 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굶어 죽거나, 전쟁으로 죽지 않으려면 환경을 살려야 할 텐데, 지구는 지금도 망가지고 있다. 서식처를 스스로 해치는 ‘생물’은 아마도 인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