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모 칼럼] 조선왕조는 어떻게 오백년이나 버텼을까

2025-07-11     강진모 편집위원
픽사베이

[뉴스클레임]

왕조들의 평균수명은 200년에 불과한데 조선왕조는 어떻게 오백년이나 버텼을까?

피터 터친은 서구왕조들의 평균수명이 200년인 이유를, 기독교가 중혼을 금하는 까닭이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서구의 왕조는 평균수명이 200년인데, 네명의 부인을 둘 수 있고 무제한의 첩이 허용되는 이슬람 왕조나 징기스칸 왕조의 경우는 평균수명이 100년에 불과했다.

왕조가 망하는 이유는 엘리트(양반) 과다생산이다 (민생파탄은 따지고 보면 엘리트 과다생산의 결과일 뿐이다).  이것은 자식들에게 토지를 공동분배 하다보면 자식들이 모두 가난해지는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조선이 가늘고 길고 오래 살 수 있었던 것은 ‘큰아들’에게만 토지를 물려 주었기 때문이다. 

조선이 장수한 것을 비웃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의 순진한 관점이다. 14세기 프랑스에서의  100년 전쟁의 경우 인구의 75%가 죽었다. 조선을 아침이 고요한 나라라고 부른 이유가 있다. 전쟁세대가 아니라면 ‘더러운 평화가 이기는 전쟁보다 낫다’라는 말을 할 수 있으려면 비범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엘리트 과다생산이 문제라면, 서울대를 10개 만들자는 정책은 엘리트 과다생산을 향한 망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개천에서 용 나오게 할 것이 아니라 개천을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다시 말해  지방을 살려야 한다. 부동산 대신 금융(주식)을 하라는 주문은 계속 실물경제에 빨대를 꽂고 살자는, 조선시대 양반처럼 불로소득의 유한계급으로 살자는 것인데, 이것은 절대로 장기적이며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도 민주당 지지율은 제자리인 이유가 있다. 제국의 2중대인 그들은 엘리트들이고 엘리트들은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들은 지금이 명청교체기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마음이 없다. 그러나 토인비는 말했다. 초강대국은 외침에 의해 망하는 게 아니라 자살로 망한다고.  쌀국은 지금 자살하는 중이다. 기독교제국으로 250년 살았으면 많이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