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훈 칼럼] 강준욱 국민통합비서관 인사와 통합의 가치
[뉴스클레임]
통합인가, 봉합인가, 아니면 그 이상인가? 강준욱 국민통합비서관 인사가 맞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 말이 있습니다. "통합과 봉합은 다르다"
"통합과 봉합은 다르다"는 말이 언제부턴가 정치권의 단골 레퍼토리가 되었습니다. 진정한 통합이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지난한 과정이라면, 봉합은 문제를 덮어두는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최근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의 인사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 과연 우리 사회가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 씁쓸한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통합의 가치를 되새겨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논의는, 과연 이번 인사가 그 숭고한 가치에 부합하는지 묻게 만듭니다.
강준욱 비서관의 과거 언행들은 '국민통합'이라는 직책의 본질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지점이 많습니다. 그가 과거 강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을 두고 "빨갱이 느낌이 든다"고 했고, 문재인 정부에 대해 "김정은이 하는 수준"이라고 폄하한 발언들은 어이가 없습니다.
위 말들은 정치적 스펙트럼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할 통합의 가치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괴리가 있습니다.
특정 정당이나 지지층에 대한 극단적인 언어는 갈등을 심화시키고 분열을 조장할 뿐, 결코 통합으로 나아가는 길이 될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한 강경 발언이나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공포의 전체주의 정권이 될 것"이라는 언급 역시 국민을 갈라치기하는 언행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의 저서 《야만의 민주주의》에 담긴 시각입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야당의 '민주적 폭거에 항거한 비민주적 방식의 저항'으로 정의하고, '의회 다수당의 횡포에 참을 수 없어 실행한 체계적 행동'이라고 기술한 대목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위험한 인식을 드러냅니다. 비상계엄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최후의 수단이자 엄중한 사안입니다. 이를 특정 정치 세력의 '횡포에 대한 저항'으로 정당화하는 듯한 시각은 민주주의 기본 원칙과 헌법적 가치에 대한 깊은 성찰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국민통합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비서관이 민주주의 핵심 가치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그의 시각 또한 통합의 관점에서 보면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퀴어 축제를 '도박이나 마약'과 비교하며 특정 지자체장의 축제 불허 방침을 옹호하는 발언은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 부족과 차별적 시각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약자를 포용하는 것은 통합의 중요한 전제입니다.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나 배제를 정당화하는 듯한 인식은 국민통합비서관의 역할과는 정반대에 놓여 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국민통합비서관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갈등을 조정하며, 모든 구성원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가진 자리입니다. 그러나 강준욱 비서관의 과거 언행과 저서 내용을 종합적으로 볼 때, 과연 그가 이러한 역할에 부합하는 인물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인사가 과연 '통합'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논란을 '봉합'하려는 시도인지, 혹은 '정권을 잡았으니 야합'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내 맘대로' 식의 결정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진정한 통합은 특정 진영의 주장만을 대변하거나, 특정 소수자를 배제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분열을 넘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끊임없이 모색해야 합니다. 강준욱 비서관의 인사는 이 명제를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일개 시민으로 대통령에게 묻습니다.
강준욱 국민소통비선관이 국민과 소통하고 그 그길을 올바르게 걸을수 있다고 생각 하십니까?
문득 한 글귀가 떠오릅니다.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蹟 遂作後人程 (답설야중거 불수 호난행 금일아행 적 수작후인정)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마라. 오늘 걷는 나 의 발자국은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