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제갈량처럼 울면서 칼을 들어야할 때

2025-07-23     문주영 편집위원
픽사베이

[뉴스클레임]

제갈량은 마속을 깊이 아꼈고, 그의 뛰어난 지략을 믿었다. 그러나 마속은 결정적인 전투에서 명령을 어기고 중요한 지점을 지키지 못해 큰 패배를 초래했다. 이로 인해 촉나라 군대는 큰 위기에 빠졌고, 제갈량은 개인적인 정을 뒤로 하고 냉철한 결단을 내려야 했다. 그는 눈물을 머금고, 군율에 따라 마속을 참형에 처하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선택을 했다. 이는 ‘사사로운 감정을 버리고 법과 원칙을 지키는 리더십’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격화하는 가운데, 대통령 이재명은 청문 보고서 제출을 요청했고, 최종 인사 결정을 앞두고 있다. 당내에서도 찬반이 엇갈리며 “동료에 대한 존중”과 “책임 윤리”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대통령이 직접 ‘읍참마속’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아무리 가까운 인물이더라도, 조직과 공동체의 질서와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한 잘못이 있다면,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 신뢰는 무너지고, 국정 운영의 원칙은 흔들리게 될 것이다.

제갈량이 마속을 처단한 것은 개인적 정에 머무른 것이 아니라, 당시 국가의 생존과 조직의 통일성 유지를 위한 고통스러운 선택이었다. 한국 사회 역시 정치적 부담과 갈등에 휘둘려 책임을 회피하거나 모호한 태도를 보아서는 안 된다. 강선우 후보자 임명 문제는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리더십과 책임 정치의 본질을 묻는 시험대다.

대통령은 국정 전반의 안정과 국민 통합을 위해 강력하고 명확하게 결단해야 한다. ‘울면서 칼을 든’ 제갈량처럼, 대통령이 직접 결정을 내림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정의 공정성을 세우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결정을 미루거나 회피하는 것은 국민분열과 불신을 심화시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