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케네디와 트럼프… 180도 정반대
[뉴스클레임] 옛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우주 비행’에 성공하자 미국은 ‘아뿔싸’ 했다. 우주 경쟁에서 기선을 제압당한 것이다. 미국 국민은 불안에 빠졌다. 소련의 핵미사일이 우주를 통해 머리 위로 날아들 것 같았다.
미국은 부랴부랴 머큐리 3호를 쏘아 올렸다. 다행히 미국도 성공할 수 있었다. 소련보다 늦은 우주 비행이었지만 미국은 이를 국민에게 과시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야 국민이 안심할 것이었다.
미국은 거창한 축하행사를 열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우주 비행의 ‘영웅’ 앨런 셰퍼드 중령을 국민에게 소개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소개하는 사람은 미국의 '넘버원 탤런트'입니다.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케네디의 소개는 이 영웅 '한 명'으로 그치지 않았다.
“이번 우주 비행을 위해 뒤에서 수고한 사람들에게 특별한 찬사를 보냅니다. 우주기동반 소장 로버트 길루스, 머큐리 계획 담당 장관 월터 윌리엄스, 글렌 중령, 항공우주국 장관 짐 웹 등입니다. 이들은 오늘 이 시간까지도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만일 이번 우주 비행이 실패했더라면 세상 사람들의 입에 수없이 오르내렸을 것입니다.”
케네디는 머큐리 3호를 띄우기 위해 그늘에서 일해온 실무진에게 찬사를 보내고 있었다. ‘대통령의 찬사를 받을 정도’로 많은 인재가 미국의 우주개발사업을 위해 일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국민에게 알릴 수 있었다.
이런 ‘인재’가 있는 한 미국은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었다. 행사장에 참석한 군중은 박수를 뜨겁게 보내고 있었다. 케네디는 이렇게 국민을 안심시키면서, 확실한 지지까지 얻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21세기 들어 대조적인 미국 대통령이 등장하고 있다. 모든 공을 독차지하려는 대통령이다. ‘아랫것’들의 공까지 가로챌 것 같은 대통령이다. 다름 아닌 도널드 트럼프다.
트럼프는 재집권 6개월을 맞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두 번째 임기의 6개월 기념일로,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중대한 시기로 평가받고 있다”고 주장했다는 보도다.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핫(hottest)하고 존경받는 나라가 되었다”고도 했다. “행복한 기념일”이라고 쓰고 있었다.
며칠 전에는 트루스 소셜에 인도네시아와의 무역 협상을 자랑했다.
“나는 그들의 존경받는 대통령과 직접 협상했다. 구체적인 내용이 뒤따를 것이다.”
트럼프는 케네디와 달리, 실무진 얘기 따위는 ‘거두절미’하고 있었다.
지난달 말에는 자신을 “세계 분쟁의 종결자”라고 자찬하기도 했다. “내가 없었더라면,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전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선거 유세 때는 “내가 당선되면 ‘집무실에 도착하기 전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끔찍한 전쟁을 해결할 것”이라고 앞당겨 자찬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우리나라와 북한 관계에 대해서도 “만약에 내가 당선되지 않고 힐러리가 되었다면 핵전쟁을 했을 것이며, 수백만 명이 죽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자기가 성공시킨 것이라고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뛰어난 지도자’ 트럼프의 지지율은 되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집권 2기 취임 직후 53%였던 지지율이 6개월 사이에 42%로 하락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