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약속 2주 만에… 이태원 참사 합동수사팀 출범
검찰·경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합동수사팀 출범 유가족협의회 등 "전 정권서 감추려 했던 진실 드러나길"
[뉴스클레임]
대검찰청이 30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검찰·경찰 합동수사팀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유족들과의 만남에서 약속한 지 2주 만의 이행이다.
대검찰청은 이날 "이태원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검경 합동수사팀을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하준호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7기)를팀장으로 하는 20여 명 규모의 합동수사팀이 서울서부지검에 설치됐다.
이번 합동수사팀의 수사 범위는 광범위하다. 이태원 참사의 발생 원인과 당시 구조 활동의 적정성, 관련 기관의 대응 상황 전반이 조사 대상이다. 특히 참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피해자 및 유족에 대한 2차 가해 사건도 수사 범위에 포함됐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대검찰청 형사부가 직접 지휘하기로 했다.
합동수사팀 출범은 이재명 대통령의 직접적인 약속에서 출발했다. 지난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 간담회에서 대통령은 세월호·이태원·오송 지하차도·제주항공 등 각종 참사 유족 200여 명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진상규명을 위한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강력히 요구했다. 대통령은 "검찰과 경찰이 참여하는 이태원사건조사단을 편성해 특별조사위원회와 함께 조사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필요하다면 이태원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 강제 조사권이 있어야 한다"며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표명했다.
이태원 참사는 2022년 10월 29일 밤 10시 15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했다.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몰린 인파가 해밀톤호텔 옆 좁은 골목길에서 압사되면서 159명이 목숨을 잃고 334명이 다쳤다.
참사 발생 후 2년 넘는 시간이 근본적인 원인과 책임소재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그동안 일부 현장 책임자들에 대한 개별적인 형사재판이 진행됐지만, 참사의 구조적 원인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검·경 합동수사팀' 발족에 대해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논평을 내고 "합동수사팀은 진상규명을 철저히 하겠다는 취지로 꾸려진 만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수사의 한계와 미비점을 해소하기 위한 수사를 펼쳐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은 "합동수사팀을 대검 형사부에서 직접 지휘한다고 하지만, 참사 당일 밤 희생자들을 애타게 찾는 유가족들을 물리고 법의학자들이 아닌 검사들을 동원해 검시를 한 게 바로 대검찰청이었다"면서 "전 정권에서 무엇을 감추려고 했고 어떤 목적으로 참사를 몰아간 것인지 검경이 스스로 한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한 조사와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합동수사팀의 수사로 특조위의 진상조사 활동에 탄력이 붙어 전 정권에서 감추려 했던 진실이 드러나고 참사 책임자들이 그에 응당한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