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왕’ 타이틀 포스코이앤씨, 그늘엔 노동자 죽음의 그림자

5조 돌파 도시정비 실적, 사상 최대 수주… 현장에선 중대재해 끊이지 않아 '목숨보다 수주' 우선

2025-08-06     김도희 기자
포스코이앤씨 수주왕 타이틀 그 이면에는 노동자 사망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홈페이지 갈무리

포스코이앤씨는 토목·주택정비 수주 실적에서 국내 최상위권을 기록하며 ‘수주왕’ 수식어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에서만 5조302억 원을 수주하며, 역대급 실적을 또다시 경신했다. 2024년에도 도시정비 신규수주만 4조7191억 원(전국 2위), 작년 전체 수주액은 11조2000억 원에 달했다. 성남 은행주공·이수극동·노량진1구역 등 대규모 사업장을 쓸어 담으며 서울·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주택정비시장 확장에 속도를 냈다.

해외 사업에서도 2025년 목표액 350억 달러, 지난해 기준 341억 달러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지속했다. 하지만 불황과 원가상승, 해외 매출 부진 등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 가까이 줄었고, 매출 역시 연속 감소세다.

도시정비, 리모델링 영역을 중심으로 공격적 수주전략이 빛을 발하지만, 같은 기간 중대재해·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반복됐다. 2025년 1분기 실적에서는 매출 1조8140억 원, 영업이익 240억 원으로 대외적 ‘수주 잔치’와 내실의 괴리가 드러났다. 정부도 연이은 현장사고에 질타를 보냈으며, 실적 악화와 안전 리스크가 동시 압박이라는 분석이다.

포스코이앤씨는 현장 수주 총력을 강조하지만, 그 이면에선 인명 피해와 사고 반복이 현실임을 현장 목소리와 통계가 뒷받침한다. 포스코이앤씨가 해마다 공사원가 급등, 현장 위험 증가에 시달리면서도 수주 목표만은 높여온 셈이다.

‘수주 제일주의’가 포스코이앤씨 외형 확장에 결정적 역할을 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구조적 안전불감증과 반복되는 중대재해, 그리고 “수익성·수주만 챙기는 지상주의”라는 노동 현장의 비판도 그만큼 깊다.

한편 연이어 포스코이앤씨 건설 현장에서 또다시 산업재해 사고가 발생하자, 대통령실과 이재명 대통령은 강도 높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먼저,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인명 사고가 반복되어 매우 안타깝다”며 “동일 사업장에서 사고 유형이 계속된 만큼 이미 여러 번 경고와 채찍을 보낸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휴가 이후 구체적인 추가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알렸다. 실제로 사고 발생 건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보고가 이뤄졌으며, 대통령실은 휴가 종료 후 직접적인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예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 등 중대산업재해 반복 기업에 대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에 가깝다며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그는 “살자고 돈 벌자고 간 직장이 전쟁터가 된 것 아니냐”며 산업 안전 미비와 반복적 사고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기업의 이익이 노동자의 생명보다 우선일 수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산업재해 사망이 이어질 경우 기업 회생이 어려울 정도의 엄벌과 강력한 제재 필요성을 지적하며, 대대적 제도 개선과 실효적인 대책 마련까지 주문했다.

특히 이번 포스코이앤씨 사고는 전사적 작업 중단과 안전점검 이후, 작업 재개 당일 발생해 더욱 무거운 비판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은 "반복되는 근본적 문제에 대한 근원적 대응"을 시사하고 있어, 향후 정부 차원의 강도 높은 사고 예방 대책 및 제재 방안이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