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파란의 돌직구] 문재인의 히스테리
대통령일 때 온 나라를 서초동의 촛불과 광화문의 태극기로 나누고도 여기에 대한 사과는커녕,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말했던 문재인이 이번에는 '조국 사면'을 대통령실에 건의했다고 한다. 조국 사태부터 12.3 윤석열 비상계엄사태까지 즉 윤석열 정권에서 일어났던 모든 비상식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문재인과 민주당에 있었는데 어떻게 저런 뻔뻔함을 보일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윤석열이 정치의 포르노라면 문재인의 뻔뻔함은 권력의 히스테리다
남북문제, 노동문제, 고위공직자 내정문제, 한일 경제전쟁, 역사 문제...어느 하나 문재인은 언행일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언행불치로 인한 모든 혼란에 침묵했다.
이유가 뭘까?
박근혜를 비판하고 촛불정부가 되겠다던 문재인이 약속했던 모든 공약을 사실상 폐기하고 여기에 대해 정치적 수사로 얼버무리는 순간 바로 과거 자신의 발언이 그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그러니 사실 문재인이나 조국은 보수 언론이나 자신들을 반대하는 세력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지금껏 자신들이 사회를 향해 내뱉은 자신들의 말들과 투쟁을 벌였던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무슨 정치를 할 수 있었겠나?
대통령의 언행불일치에서 나오는 이런 정지적 모순을 기형적으로 봉합하는 것이 바로 팬덤이다. 자신이 집권해서 어떤 사회를 만들겠다는 지향점을 국민에게 말하고 또 그런 지향점과 정책이 어긋났을 때 직접 해명하고 변명하기 보다는 이런 팬덤을 향한 선택적 소통만을 하는 것이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의 특징이었다. 지금의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이런 팬덤은 물론 과거부터 있었다. 허나 참여정부 시기 친노 세력과는 질이 다르다. 그래서 이것을 비이성적인 광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동의하지만, 단순히 이성과 비이성으로 나눌 수 없는 다분히 문재인 정권에 의해 계획된 전략적 비이성이었다. 즉 의도된 광기인 것이다. 그래야 대통령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하며 '노무현을 소환'하는 전략이었으니까.
이런 문재인 민낯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제주 강정이었다. 강정 마을을 찾아 마을회에 사과하던 날, 대통령은 강정 기지를 찬성하고 관함식 행사에 찬성한 마을 사람들만을 마을회 안에 불러 들여 사과의 말을 하면서 민군 갈등 해소를 당부하는 이벤트를 했다. 대통령이 쇼를 하는 동안 기지를 반대하고 관함식을 제주에서 할 수 없다고 반대 하던 시민들은 순수한 시민이 아니었기에 마을회 건물 밖에서 경찰에 가로막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대통령이 국민을 양분하는 그 시각, 강정 바다로 미군의 핵항공모함이 유유히 들어왔다.
문재인 정권은 사람들 눈과 귀를 제 책임을 회피해온 엘리트 기득권의 막장 싸움으로 변질된 검찰개혁으로 돌려 놓고, 이 코로나19라는 재난상황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투하느라 제 권리를 주장할 감각조하 상실한 사람들 휘어진 등 뒤에서 자신들 기득권만을 챙겼다. 대통령 임기 내내 이벤트만 즐기고, 법무 장관은 검창 총장만 잡으면 검찰개혁 완성이라 하고 검찰 종창은 법대로 하자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 멘트는 코로나19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당신들은 도대체 지금 무슨 정치를 하느냐에 대한 물음만 나오면 '마스크'나 잘 쓰고 너희들은(민중)은 입 다물고 있으라고 협박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민주주의는 지배하는 자들에 속하는 것이 아니다. 문재인 정권이 지배하는 기득권의 본색을 드러낸다면, 바로 그 순간, 그것은 극복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그 누구도 비껴갈 수 없는 민주주의의 필연적인 법칙이다.
이런 반복되는 팬덤의 정치 즉 일인 독재 혹은 과두정(정당이나 위정자들에 의한)을 종식시키는 유일한 길은 역사적 주체이자 정치적 주체로서 '민중'의 탈환과 재구성이다.
언젠가 유시민은 이런 '민중'을 민주를 배반하는 중우의 개념을 들고 나와서 반대했다. 한 라디오 프로에 나와서, 직접민주정은 중우정치가 될 수 있으니 대의제를 해야 맞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래서 대의를 할 위정자들을 잘 선택해서 뽑고, 그럼 그 위정자들이 민중을 위한 복지정책을 추구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논리는 자가당착이다. 스스로를 통치할 능력이 없는 어리석은 민중이 어떻게 좋은 정치가를 뽑을 수 있나, 즉 민중이 어리석다면 대의정치도 잘 될 수 없다. 한편, 민중이 좋은 정치가를 뽑을 수 있는 식견이 가지고 있다면, 모든 것을 스스로 직접 결정할 수도 있다.
'먹고살게 해주었다'가 독재를 정당화할 수 없듯이, '민중은 엘리트가 아니라서'라는 구실로 끊임없이 민중을 팔아 정권을 잡고, 그릇된 판단을 하고 비양심적인 행동을 하는 민주당 정권의 정치적 파렴치함을 정당화시켜서는 안된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고, 지금 구치소에서 보여주고 있는 모습 즉 이 퇴보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고, 여기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나와야 하는 문재인이 되려 '조국 사면'을 말하고 있다. 민주당 당신들 정말 이 땅의 사람들을 개, 돼지로 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