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①일본기업 삼영순화 '잔인한 침묵'… 온산공장 50대 노동자 사망에도

-유족측 "사측 피해자 사투 벌인 3주간 외면, 장례식에 딱 한 번 얼굴 비춰" -"사망한 아버지 얘기만 나와도 호흡곤란, 정신적 고통 심해, 민형사 준비 중"

2025-08-12     조규봉 기자
울산 삼영순화 온산공장 유해화학물질 TMAH(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 누출 사고현장 모습. 사진=유족측 제공

 

최근 울산 삼영순화 온산공장에서 유해화학물질 TMAH(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 있던 50대 현장 노동자 임모 씨는 결국 사고 3주 뒤에 사망했다. 임 씨는 협력업체인 '휴먼파워' 소속이다.

그런데 유족들이 분통을 터뜨리며, 사측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에 있다. 고인이 현장에서 일하다 억울하게 사망했지만, 사측은 그 어떤 연락조차 하지 않아서다.

홍성표, 야마다겐지 삼영순화 대표들은 피해자가 사경을 헤맨 3주 동안은 침묵으로 일관하다, 장례식에 딱 한 번 얼굴을 비추고는 그 이후로도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는 게 유가족측 전언이다.

유가족은 가장 간절했던 시기, 고인이 위급한 상황에 있을 때 책임을 져야할 기업의 대표들은 철저히 유가족을 외면했다.

결국 피해자가 사망하고 장례식이 치러지고 나서야 삼영순화 대표는 뒤늦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진심이 담긴 사과 대신 "면목없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상투적인 말만 남겼다고 한다.

유가족은 "사고 초기부터 가족이 사투를 벌이는 3주 동안은 아예 연락조차 없던 사람이 장례식장에 와서 한마디 던지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장례식 이후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삼영순화 대표는 유가족에게 사죄를 위한 공식적인 사과는 없었다고 유가족측은 전했다.

현재 고인의 배우자와 아들은 극심한 정신적 트라우마로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아들은 아버지 얘기만 나와도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괴로워하는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한편 삼영순화는 주로 반도체 세정공정·디스플레이 식각공정에서 쓰이는 초고순도 과산화수소를 제조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외 대기업에 공급해왔다. 동우화인켐과 함께 국내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시장을 사실상 양분해 왔으며, 최근 경쟁사들이 시장에 진입해 변화를 겪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 가스화학(51%)과 한솔케미칼(49%)의 출자 구조로 설립됐다. 사실상 일본 기업이다.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이익 일부는 일본으로 흘러 들어가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