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첫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구속… 민주 "사필귀정" vs 국힘 "정치적 폭거"
김건희 구속영장 발부… 여야 반응 극명히 엇갈려 정청래 "특검, 법의 엄정함 똑똑히 보여줘야" 김문수 "정치적 복수에 눈 멀어"
[뉴스클레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 밤 11시 53분경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달 10일 재구속된 윤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사례가 나왔다.
김 여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이날 오전 10시 10분부터 오후 2시 35분까지 약 4시간 25분간 진행됐다. 김 여사는 심사를 마친 뒤 서울남부구치소로 이송돼 구속 여부 결정을 기다렸다.
김건희 특검은 지난 7일 김 여사를 하루 조사한 뒤 추가 조사 없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여사는 지난 6일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약 11시간 조사를 받았지만 모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공천개입),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건진법사 청탁)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오정희 특검보는 "구속영장 청구 요건에 다 해당한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840여쪽에 달하는 구속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은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으로부터 "김 여사에게 직접 목걸이를 건넸다"는 자수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구속과 동시에 대통령경호처의 경호와 예우도 모두 중단됐다. 김 여사는 서울남부구치소에 수용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제히 환영 논평을 쏟아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법원이 내린 상식적 결정을 국민과 함께 환영한다. 국정농단의 정점을 법의 심판대에 올린 것은 사필귀정, 국가 정상화의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건희 씨는 스스로의 주장대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아니다. 윤석열 정권 국정농단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다. 김 씨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의혹만 16가지에 달한다"며 "전 대통령의 부인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법치의 그물을 빠져나갈 수 있으리라 여겼다면 오산이다"라고 했다.
이어 "누구도 권력을 통한 비위와 부패를 다시 꿈꿀 수 없도록, 김건희 씨의 죄상을 낱낱이 밝히고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 특검은 엄정히 수사하고 신속히 기소하여 김건희 씨에 얽힌 의혹의 진상을 국민 앞에 밝혀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청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도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며 법치를 조롱하고 있는 윤석열에게 모든 합법적인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며 "특검은 법의 엄정함을 똑똑히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권력형 부패와 비리를 꿈도 꾸지 못하게 법의 공정함과 국민의 무서움을 아로새겨야 한다"고 밝혔다.
특검을 향해서는 "이제 특검의 시간이다. 민주당은 특검 수사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의 구속에 대해 언급을 자제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검 수사가 법과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외에는 당 지도부가 구속 사태에 대해 침묵하면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헌정사에 전례 없는 정치적 폭거”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조국·정경심 부부를 풀어주자마자, 곧바로 전직 대통령 부부를 구속했다. 정치적 복수에 눈이 멀어 국격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며 "이재명 대통령 본인의 5개 재판은 모두 멈춰 세우며 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 권력의 칼춤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