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경제사절단, 역대급 '투자 보따리' 들고 워싱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대 최대 규모 한미정상회담을 가진다. 양국 정부는 약 3500억 달러에 달하는 통합 투자 패키지, 그리고 개별 기업들의 현지 투자 계획 발표가 집중 조명된다.
먼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미국 내 첨단 반도체 공급망의 주축 기업답게, 텍사스주 테일러시에서 약 52조 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방미에서는 해당 공장의 2단계 증설과 추가 라인 신설 계획, 그리고 미국 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지원 확대 방안을 직접 밝힐 예정이다. 미국 정부와의 합작 프로그램, 대학 산학협력 등도 검토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대규모 투자 카드를 내세웠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약 5조 원 규모 첨단 패키징(후공정) 반도체 공장을 신설 중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거점을 미국에 마련한다. 배터리 부문 SK온은 포드와의 합작 등 현지 6개 배터리 공장 건설·가동에 총 100억 달러(약 13조 원) 이상을 투자 중이다. 바이오, 첨단 에너지 분야도 투자 확대 대상이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지난 3월 직접 백악관에서 2028년까지 총 210억 달러(약 29조 원) 투자계획을 밝혔다. 이는 조지아주 전기차 및 배터리 공장 신증설을 포함, 미국 내 자동차·부품·물류·미래 첨단산업 전 영역에 걸친 대규모 투자다. 전동화, 철강,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AI 등 혁신 사업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LG그룹 구광모 회장과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 애리조나, 오하이오 등지에 이미 수조 원을 투자해 단독 및 합작 배터리 공장을 건립 중이다. 미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은 앞으로 수 년간 20조 원 이상 추가 집행될 계획이다. 신규 ESS(에너지저장장치) 공장과 전장부품 생산 확대, 현지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 프로젝트도 검토하고 있다.
조선·해양·방산에선 한화그룹 김동관 한화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를 이끈다. 한국 조선 빅2와 미국 현지 조선소·해군·해운사가 손잡아 약 1,500억 달러 규모 미국 조선업 부흥 및 방위산업 협력을 목표로 삼는다. 한화는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와 함께 리튬·암모니아 친환경 선박, 군함·함정, 영구적 생산기지 구축을 추진한다. HD현대는 첨단 선박 설계, 기자재 공급, 친환경 엔진·기술 이전, 해양플랜트 설계·시공에 나서고 있다.
이외에도 GS그룹은 미국 내 LNG 인프라 확장, 친환경 에너지 플랜트 투자를, 두산에너빌리티은 소형모듈원자로(SMR)·에너지 신산업, 원자력 부품산업 미국 진출 가속화를 꾀한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및 연구개발(R&D) 센터 구축, 미국 내 항암제·면역질환제 생산 거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CC이재현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K콘텐츠, 식품, 물류 부문에서 공격적 투자를 계획 중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 현지공장 및 마케팅, 한식 세계화 등에 집중한다. 끝으로 네이버는 AI·클라우드·데이터센터, 디지털 혁신 생태계 인프라 강화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한국 주요 기업들의 은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기존 약속된 3500억 달러 투자 패키지에 더해 첨단·미래산업, 에너지·방산, 디지털 분야 등에서 추가 투자와 미국 내 현지 생산·기술협력 확대안을 속속 내놓을 전망이다. 이는 양국 동맹의 경제 기반을 튼튼히 할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서 '팀 코리아'의 파괴력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