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워싱 진단]②삼표 경영 뒤 오너 리스크, 정대현 승계와 내부거래 부조리

2025-08-26     김도희 기자
삼표그룹의 정대현 승계와 오너집안 사익 우선 전략이 사법리스크, 주주권 침해, 경영 투명성 저하라는 부조리를 드러내고 있다. 정대현 삼표 부회장. 삼표그룹 제공 

[뉴스클레임]

삼표그룹은 정도원 회장의 장남 정대현 부회장(에스피네이처 최대주주)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역흡수합병·자사주 활용 등)과 내부거래(일감몰아주기)를 동원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에스피네이처는 모태가 오너일가에서 시작되었고, 계열사 삼표산업과의 합병·분할 및 고가 원자재 거래 등으로 몸집을 키워 승계 기지 역할을 했다. 실제로 삼표산업이 에스피네이처(오너 2세 회사)로부터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원료를 매입, 수년간 75억~116억 원 규모의 부당이득(사익편취)도 적발됐다.

■ 사익편취, 공정위 시정명령·검찰수사까지

공정위와 검찰은 삼표그룹의 ‘사익편취’ 및 일감 몰아주기 구조가 편법적 3세 승계의 중요한 수단이었음을 지적하며, 과징금·시정명령(공정위), 압수수색·수사(검찰) 등 강력 조치에 들어갔다. 현행 독점규제법상 부당 지원이나 일감 몰아주기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수억대 벌금, 경영진 형사책임도 가능하다. 그룹 내 자사주 활용, 현물출자·유상증자 등 이른바 ‘자사주 마법’으로 상속세 부담 없이 실제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확대를 모색하는 조치도 포착됐다. 부회장 정대현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도 실적 부진을 언급하며, 전문경영인 영입→실적 개선→지분율 확대의 전형적 승계 시나리오도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

■ 오너 ESG리스크, 핵심은 ‘이해상충’·‘투명성’

주주·노동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포괄해야 할 ESG경영 명분에 정면 반하는 삼표 오너일가의 편법 승계·내부거래 논란은 글로벌 기준에서 큰 리스크로 분류된다. 지배구조 투명성 약화, 내부통제·감독 부재, 사적 이익 우선, 불평등한 기업문화 등을 모두 악화시키는 구조다. 실제로 비상장 지주회사라는 우회 구조로 인해 금융 감시 사각지대 및 제도 미비도 상당하다.

결국 삼표그룹의 ‘ESG경영’이란 미명 아래 진행된 정대현 승계와 오너집안 사익 우선 전략은 오늘날 사법리스크, 주주권 침해, 경영 투명성 저하라는 중대한 부조리를 드러내고 있다. “총수의 3세가 진짜 삼표를 이끌 자격이 있나”, “삼표의 ESG 공표가 실제 운영에도 반영되는가”는, 앞으로도 지배구조를 바라보는 시장과 사회의 근본적 질문으로 남을 것이다.